고스트 오피스 1/3
AI와 함께 쓰는 디자인 픽션.
고스트 오피스 3부작 시리즈 시작합니다.
아침, 등원 준비
유라는 오늘도 다짐했었다.
조용히, 차분하게 아침을 보내겠다고.
하지만 큰아이는 또 줄무늬 양말을 거부했고, 막내는 따끈하게 데워둔 두유를 블라우스에 쏟았다. 수건을 가지러 간 욕실엔 어린이 치약과 칫솔이 굴러다니고, 부드러운 비누 냄새가 뒤섞여 떠다녔다.
남편은 세종시 워크숍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며 새벽 일찍 출근했다.
기차 시간에 늦을 뻔했다고 애교 섞인 말투로 보낸 카톡. 오늘도 힘내자고 응원하는 메시지를 보내더니, 연달아 커피 이모티콘을 하나 붙여 보냈다.
힘내자는 메시지였겠지만, 유라는 그게 더 싫었다. 그 짧은 응원이 위로가 될 수 없을 만큼 혼자 애들 등원 준비하는 아침은 정신이 없으니까. 카톡 메시지 한 두줄로 마음이 풀릴 거라고 생각하는 그의 가벼운 생각에 기분이 더 상했다.
커피머신은 멈췄고, 막내는 바나나를 뱉었고, 유라는 양말을 들고 거의 소리를 질렀다.
“그냥… 제발 좀 신어줘. 지금은 이럴 시간 없어.”
다섯 살은, 절박함이 통하지 않는 나이다. 엄마가 조급할수록, 아이는 더 느려진다.
결국 억지로 신긴 양말 두 짝, 엉성한 머리핀 하나, 그리고 서툰 사과 세 마디로 문을 나섰다.
유치원 발표회 공지
유치원 입구는 늘 그렇듯 혼잡했다. 부모님이나 할머니 할아버지 손을 잡고 등원하는 작은 아이들.
유라는 두 아이의 신발 벗기고, 간식 가방 건네고, 짧은 포옹 해준다. 막내가 칭얼거렸지만 유라는 회사에 지각할까 걱정되는 마음에 서둘러 아이들을 안으로 들여보낸다.
이제 겨우 빠져나가려는데, 선생님이 다가왔다.
“아, 어머님! 내일 오즈의 마법사 영어 연극 발표회인 거 기억하시죠? 어버이날 축하한다고 아이들이 정말 열심히 연습했어요.”
유라는 멈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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