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6
우리는 관계 속에서 많은 것을 얻기도 하지만 관계 때문에 상처받기도 한다.
그 상처가 두려워 새로운 관계 맺기를 두려워한다. 정말 친한 사람들, 잘 맞는 사람들만 곁에 두려 한다.
음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진한 상처는 적당히 가까운 사람보다는 주로 정말 가까운 사람에게서 받는다.
아끼는 동생에게서, 믿을 수 있는 친구에게서, 동경하던 선배에게서, 존경하던 스승에게서.
관계가 깊을수록 서로에 대한 기대와 요구가 많아지고, 이해관계가 충돌하면 그 파편은 상처가 되어 돌아온다. 결국 한판 싸우고 등돌리게 되면 그 사람이 받치고 있던 내 세상 한켠이 무너진다. 그 사람의 한켠도 무너졌을 것이다. 손절.
시간이 지나면 그 자리를 다른 사람이 채운다. 또 다른 한쪽이 무너진다. 다시 누군가 그 자리를 채워준다. 반복.
재건된 세상은 무너지기 전의 세상과 다르다. 그렇게 조금씩 달라지는 것. 그게 성장한다는 것일까. 성숙해진다는 것일까.
하지만 무너지는 것은 언제나 아프다. 조금 무뎌지긴 하지만 그렇다고 아프지 않은 건 아니다. 참아 넘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