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ohnny Aug 19. 2022

지표와 데이터

Learning Growth (I) - 데이터를 의심하세요.

출처 : https://cli.org/2015/04/02/what-is-data-driven-instruction/


Data-driven, 데이터 주도적 사고는 스타트업에서 핫한 버즈워드(buzz-word)를 넘어서

스타트업의 성장을 위해 필수적인 마인드 셋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간과하기 쉽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마케터나 분석가뿐만이 아닌 회사에 속한 모든 직원이 Growth와 Data-driven의 뜻을 이해해야 합니다. 나중에 자세히 다루겠지만, ‘많은 고객을 모셔온다’ 라는 측면에서 마케팅과 그로스는 유사한 개념으로 보일 수 있지만 아예 다른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번 시간의 주제인 진정한 성장을 위해서 보는 지표와 데이터는 어떤 관점으로 보아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성장의 기준이 무엇인가?

성장에서 핵심적인 지표는 회사마다, 회사의 단계 (대표적으로 투자 스테이지)에 따라 다릅니다. 예를 들어 많은 이용자가 자유롭게 이용하는 커뮤니티 플랫폼의 경우 플랫폼 지면에 노출되는 광고 수익이 메인 BM이기 때문에 유저들의 Traffic과 User Retention이 핵심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물품을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이커머스의 경우 물품의 판매량과 ROAS(Return On Ads Spend, 광고 금액 대비 매출)가 핵심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저러한 핵심 지표는 같은 산업이라도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에 따라 다를 수 있으며

어떤 산업의 어떤 서비스를 하고 있더라도, 한달 유저 수가 한 명이면 소용 없듯 대다수의 초기 스타트업에선 User Acquisition(신규 유저 획득)이 핵심 지표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다만 특수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고객의 객단가가 굉장히 높은 경우(ex : SaaS, B2B 기업 등)

 KPI의 기준이 다를 수 있으며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에 따라 KPI의 가짓 수가 많을 수도, 적을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KPI는 가능하다면 최대한 적은 수로 집중도 있게 구성하는 것이 빠른 성장에 유리하다고 봅니다.


핵심 지표가 매출이 아니다?

자선 사업이 아닌 영리를 추구해야 하는 모든 회사의 궁극적인 목적은 매출, 영업이익 등이 맞습니다. 다만 누구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최종 목표 지점을 처음부터 섣불리 지정해선 안됩니다.


가령 해외 여행을 가기 위해선 내가 어디를 가고 싶은지 알아야 하며,내 예산은 충분한지, 며칠을 다녀올 것인지, 어느 비행기를 타고 갈 것인지, 숙소는 어디로 할 것인지 등 해외 여행을 가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해결하는 것처럼 최종 목표인 매출 극대화로 Goal-in 하기 위해서 단계마다 세워야 하는 KPI를 명확하게 설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의 목적이 명확한지 모호한지에 따라 회사의 결과물과 성장 속도는 확연히 다를 것입니다.

또한 설정한 KPI가 바로 다음 스텝, 혹은 궁극적인 KPI에 어떤 상관관계, 인과관계가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Ex : 지금하는 프로모션으로 User Acquisition이 이루어 진다면, 추후 KPI인 User Retention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물론 이러한 질문엔 ‘대략적인’ 답변이 아닌 ‘자세한’ 플랜이 나와야 합니다.



명확한 지표와 데이터가 필요한 이유

앞서 얘기했듯, 데이터 주도적 사고(Data-Driven)라는 단어가 스타트업 씬에서 버즈워드(buzz-word)가 되면서 많은 스타트업에서 데이터-드리븐 마인드 셋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제 생각도 마찬가지로 데이터는 고객의 보이지 않는 목소리이자 서비스의 근거가 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합니다. 다만, 명확하지 않은 데이터는 누군가의 직감이나 경험보다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명확한 지표를 무결하고 정합성이 일치한 데이터로 환산하고 추출하는 작업과

그 데이터가 잘 쌓일 수 있도록 환경을 빌드업 해놓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극 초기 스타트업에서 Monthly *Acquisition User(월 신규 고객 획득)이 10,000명이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초기 스타트업에서 월 신규 고객이 10,000명 유입된다는 것은 얼핏보면 그리 나쁜 수치가 아닙니다. 저 데이터는 추적하기 딱히 어렵지 않으며, 추적을 위한 환경을 세팅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다만 이러한 지표는 명확한 지표로 해석할 순 없습니다.


대외적으로 회사의 투자 소식을 알리거나, 채용을 위해 어필하기 위한 바이럴(Viral)한 기사에선 회사의 월 신규 유저가 1만명이다, 10만명이다, 매출이 10억이다 등 지표를 필두로 하는 대목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지표는 대외적으로 홍보할 때 좋아보이는 지표만을 얘기하는 것일 수도 있고, 회사의 모든 이해관계를 기고할 순 없으므로 간단하게 지표만 언급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대내적인 관점에서 서비스를 운영해야 하는 그로스팀, 스타트업의 구성원은 지표를 이런식으로 순진하게 해석해선 안됩니다.


어느 회사에서 Monthly Acquisition User가 10,000명이라고 했을때 제가 드는 생각은 아래와 같습니다.


- 신규 고객을 획득하기 위해 광고비가 얼마나 나갔을까?

- 신규 고객을 판단하는 기준(정의)이 무엇일까?

- 단순히 회원가입만 한 유저가 Acquisition에 Count 되나?

- 아니면 회원가입을 하고 특정한 Action을 보인 고객인가? (예: 제품 상세페이지 체류 시간 30초 이상)

- 신규 고객은 얼만큼 매출(Revenue)에 기여했고, 얼만큼 유지(Retention) 됐을까? 그렇다면 어떻게 기여도(Grade)를 산정할 수 있고 유지(Retention)의 기준은 무엇일까? (예: 구매 비용 대비 회원 기여도 설정, 유지의 기준은 앱 재접속을 기준으로 오픈(First Open) 후 체류 시간 1분 이상)

- 신규 고객들은 기존 고객들에 비해 얼만큼 만족했을까? 

- 회원가입 이후 상품까지 구매한 고객일까?

- 어떻게 측정했을까?


등 하나의 지표를 보고서 저것이 허상 지표인지 진짜 좋은 지표인지 구분하기 위한 의심을 나열합니다. 지표를 구분하기 위해 의심을 나열하는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 이 지표가 서비스(회사)에 무슨 의미가 있지?

- 10,000명의 고객을 모셔오고자 마케팅 비용으로 5억을 썼다면? (회사의 특성상 객단가가 매우 높다면 재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 회원가입을 시키기 위해 경쟁사 대비 마진없이 출혈만 있는 터무니 없는 금액으로 제품을 공급했다면? (지표 부스팅이 필요한 시점에선 선택할 수 있는 전략입니다.)

- 회원가입 직후 회사가 공급하는 특별한 이득(Benefit)만을 취하고 바로 휴면 계정이 된 고객이라면?

- 신규 고객이 앞으로의 매출에 기여할 움직임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면?

- 신규 고객들은 기존 고객에 비해 서비스 불만족, 클레임이 훨씬 강하다면?

- 기존 고객이 차별받는다고 생각할 요소를 넣어 마케팅 했다면?

- 정합성이 50%도 안되는 트래킹 툴로 데이터를 분석했다면?


이렇게 의심해보면, 그것이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인지 지속이 불가능한 전략인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는 의심할수록 수집하기 까다로워지고 공수가 많이 들어가지만,

그만큼 명확한 인사이트를 얻어낼 수 있습니다. 데이터를 의미 없이, 봐야할 것 같으니 의무적으로 ‘그냥’ 보려면 차라리 보지 않는 것이 낫습니다.


데이터를 보는 이유 또한 명확해야 합니다. 그로스에서 얘기하는 실험을 하거나, 데이터를 추적했을 때 좋은 결과로 나오면 어떤 판단을 할 것인지 반대로 기대와 다른 결과가 나온다면 어떤 판단을 할 것이고 실패를 통해 무엇을 얻어냈는지를 솔직하게 기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부분은 추후, Learning Growth - A/B test 편에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단순히 데이터를 추출하는 난이도(기술적 지식)는 어렵지 않습니다. 우리에겐 똑똑하고 편리한 기술을 제공하는 트래킹을 제공해주는 툴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느정도의 퀄리티로 데이터를 볼 것인지는 인간에게 달려 있습니다. 이렇게 정교하게 뽑힌 데이터는 여러개가 아닌 한개의 트랙일 지라도 회사에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그럼 모든 의사결정에서 오로지 데이터만 중요한가?

명확한 판단, 즉 프로젝트의 규모를 떠나 추후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하기 위해 데이터만큼 정밀한 것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하지만 모든 의사결정에서 오로지 데이터만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소위 말해 ‘될 것 같은’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데이터가 아니라 팀 내부의 ‘직감’이 무기로 되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물론 전사적으로 몰입하기 위해선 직감을 떠올린 누군가의 직감이 어떻게 떠올랐고, 직감의 근거는 무엇인지 설명하고 설득하는 시간이 필연적으로 필요합니다. (근거가 고객의 목소리로 부터 출발했다면 너무 좋고요.)


특히 초창기 스타트업의 경우 데이터보다 누군가의 직감이 훨씬 더 임팩트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밀한 데이터를 쌓는 것도 결국 시간과 자원이 필요한 작업인데, 초창기 서비스의 경우 그러한 리소스가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의사 결정에 단순히 데이터가 따라붙지 못한다고 해서 그것이 근거없는 결정은 기필코 아닙니다.


차라리 정밀하지 못한 데이터를 보느니 업계를 잘 아는 누군가의 ‘직감'이 훨씬 더 괜찮은 무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