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부족하다. 24시간은 그저 모자를 뿐이다. 요즘의 내가 그렇다. 하지만, 나는 느낀다. 휴식은 필수불가결이란 사실을.
보통의 나는 브레이크를 밟지 않는다. 12개월의 기나긴 여정 중 11개월을 거침없이 달린다. 그리고 한 달은 한 해를 돌아보며 정리하고 휴식을 취한 뒤, 다음 해를 계획하는 시간을 갖는다. 하지만, 이번 연도는 달랐다. 전시 준비로 인해 14개월을 쉬지 않고 달렸다.
누구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너는 너의 연료를 모두 소진할 때까지 사용하는 것 같다고. 그 말에 나는 내가 언제 쉬었을까 생각했다. 곰곰이 떠올리는 순간 제대로 쉰 날을 떠올리기 힘들었다.
몸도 지금의 상태를 알았던 것 같다. 아니 어쩌면 계속 경고를 보냈을지도 모른다. 아슬아슬 경고음을 무시하고 달렸던 나는 고장 나기 일보직전 잠시 멈추기로 했다. 호흡을 가다듬고, 몸을 진정시키며.
오늘은 그런 날이었다. 24시간 푹 쉬는 날. 그저 맛있는 걸 먹고, 편하게 쉬고, 생각을 정리하는 그런 날. 알맞게 쉬어서 그럴까. 경직된 근육들이 자연스레 풀렸고, 내일이면 또 열심히 달릴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완벽한 쉼을 취하는 지금. 나는 휴식을 위해 이만 글을 줄여본다. 또 푹 쉬려 한다. 멋지게 달릴 내일을 위해.
연료를 가득 채우는 쉼
어쩌면 이것 또한 달리기 위한 노력 중 하나가 아닐까.
그래서 오늘은 쉬었다 갑니다.
2023.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