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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람 Feb 05. 2023

전시가 끝났습니다

첫 번째 전시를 마치며


이상도 하지. 분명 끝을 기다렸으면서, 끝이 다가오니 아쉬운 마음이 가득한 건 뭘까? 벽에 달린 액자들을 떼어내며, 좀 더 잘 해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과 끝이 났다는 서글픔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하지만, 끝내 남은 건 대견스럽고도 사랑스러운 '나 자신'이었다.


안녕 나의 첫 번째 전시

10개월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다. 첫 번째 사진을 찍을 때, 친구에게 "준우야, 나에 대한 주제로 사진을 찍을 건데, 도와줄래?"라고 넌지시 말했던 모습을 시작으로 바다에서 100번이고 몸을 던진 현오의 멋진 다이빙과 숲과 바다에서 자존심을 이야기했던 주영이의 노력, 내 생각을 바꾸게 도와준 아녕 누나와 웃옷을 벗고 자연에서 부끄러움 없이 작품을 도와준 경민이, 사랑에 대한 정의를 함께 내려준 유리와 정민이, 그리고 놀리기도 많이 놀렸지만, 촬영 중에는 누구보다 진지하게 임해준 진우와 어린 시절 모습 그대로를 그리게 해 준 주찬이 형, 풍선 안에서, 커다란 봉투 안에서 누구보다 힘들게 작업한 성현이와 비 오는 날 트럭을 대동하고 몽상을 그려준 범모, 충훈, 민규. 그리고 차가운 겨울, 4시간 동안 한 곳에 우뚝 서서 온몸에 칠을 도와준 아름이와 보조로 역할을 다해준 아녕, 충훈. 그리고 내가 믿고 의지하는 사진작가 채호까지 모두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들의 사진이 전시장에서 빛났다. 누구보다 아름답게, 또 나답게 빛났다. 백 명 넘게 찾은 전시장. 이제는 이 또한 추억의 한 장면으로 스쳐 지나가겠지. 또, 선명했던 기억은 어렴풋이 남아 사라지겠지.

하지만, 전시장을 찾은 사람들의 마음은 잊지 않으려 한다. 그들 덕에 다시 한번 제2회 개인전을 준비할 수 있을 테고, 그들 덕에 사진으로 나 스스로 빛날 수 있을 테니.

그리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레이스를 완주한 내게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분명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이 많았는데, 멋들어지게 성공시킨 나의 모습이 너무나도 대견스럽고 사랑스러우니까.


아쉬움도 많고, 서글픈 생각도 들지만, 결국 잘했어.

"고생했다. 하람아"


2023.02.04 &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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