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주, 수요일 전화가 왔다. 사람의 감이란 게 참 무섭다. 모르는 번호로 온 전화. 나는 단박에 이 전화가 무엇인지 알았다.
“안녕하세요. 임하람 님 맞으신가요? 홍철 책빵 직원인데요... “
어렸을 때부터 텔레비전에서만 보았던, 여태껏 동경해 온 홍철이 형은 여전히 재미난 일을 하고 살았다. 인스타그램 그는 특별한 이벤트 하나를 올렸다. 자신의 집으로 사람들을 초대하는 이벤트를. 나는 그를 만나야 할 이유가 있기에 고민 없이 신청했고, 그것에 대한 당첨 전화가 내게 온 것이다. 전화가 울릴 때 나는 알았다. 그 전화라는 것을.
금요일 오후 1시. 후암동, 홍철책빵에서 어렸을 때부터 동경해 온 홍철이 형을 기다렸다. 동경해 온 사람을 만난다는 것만큼 떨리는 것도, 긴장되는 것도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가 눈앞에 나타난 순간, 완전히 얼어붙어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하지만, 수더분한 웃음과 동네 형처럼 대해주는 태도에 편하게, 또 즐겁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홍철이 형의 진정성을 보며, 다시 한번 깨달았다. 매번 정상에 서기 위해 노력하지만, 아직 나는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무언가를 하려면, 그것에 정점을 찍으려면 더 미친 듯이 달려야 한다는 것을. 짧은 시간이었지만, 형 덕에 많은 것을 배웠고, 다시금 달릴 이유를 찾았다.
그리고, 그 만남 끝에 더 성장한 모습으로 홍철이 형을 찾아뵙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3.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