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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선영 Aug 14. 2023

우리에게 이해란 없다. - 극과 극의 부부 소통

서로 다른 부부의 소통 법

우리에게 이해란 없다. - 극과 극의 부부 소통



소통 교육을 할 때면 공감해라.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대화를 시작하라.라는 내용이 자주 등장한다. 사람들은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일단 초반에는 상대와 비슷하게 말하고 행동하는 미러링이 효과적이라는 것쯤은 다들 들어 봤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부부의 사정은 다르다. 서로의 입장이 되거나 이해란 없다.      



 이성 간의 만남에서 서로 비슷한 사람들끼리 다음 만남을 약속하고 쉽게 친해진다. 티키타카가 잘되면 서로 잘 맞는다고 느끼고 호감도가 상승한다. 티키타카가 이뤄지려면 공통의 관심사로 대화가 끊기지 않고 이어져야 한다. 때로는 유머 코드도 맞아야 한다. 한 마디로 비슷한 사람들끼리 호감을 느낀다. 비슷한 사람이 결혼해야 잘 산다는 말을 하는 이유도 이런 까닭이겠다.      



  일부의 사람들은 서로 완전 다른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우리 부부가 그렇다. 성격, 취미, 말투, 관심사, 가치관 뭐 하나 비슷한 부분이 없다. 사랑해서 결혼한 것 맞다. 서로 헤어질까 봐 서둘러 결혼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이해하기 어렵다.      



우린 어떻게 대화를 이어간 걸까? 어떤 매력을 느낀 걸까? 장기적인 안목으로 서로의 장점만으로 우월한 유전자를 만들어 내겠다는 - 그도 그런 것이 아들은 남편을 묘하게 닮았는데 남편의 단점은 없는 우월한 유전자가 맞다. - 운명적 이끌림이었을까?   설명하기 어렵지만 서로의 다른 모습에 매력을 느낀 건 사실이다. 타인의 감정을 살피며 힘들게 대화하는 나와는 달리 하고 싶은 말을 거침없이 하는 남편의 모습에 묘한 매력을 느꼈다. 빠른 결정과 추친력은 능력 있어 보였다. 그의 행동은 평소 나도 해보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또 다른 나의 모습. 그림자였나 보다.      



  우리 부부가 함께 살 수 있는 이유는 서로 이해하지 않기 때문이다. 서로를 이해하기에 우린 너무 다르다. 운전 중 신호등의 노란불이 깜박이면 “빨리 속도 내 달려!”라고 말하는 남편과 “노란불이 켜지면 조심하면서 멈춰야 해”라고 서행하는 나 사이에 타협점은 없다. 라면을 넣자마자 빨리 달라는 남편과 살짝 불은 듯 익힌 라면을 먹겠다는 나. 서로의 식성도 중간점을 찾기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평행선을 달리는 우리가 다툼 없이 사는 방법은 너무 다르니 이해하지 않는다. 사실 이해할 수도 없다. 서로의 상식이 다르니까. 그냥, 그 사람을 그대로 바라보고 내버려 둔다. 남편 스티일은 그래. 부인 스타일은 그래. 가끔 서로를 이해하려고 “내 생각을 이렇거든 ~” 이야기를 꺼내어 설득하려 들 때면 어김없이 서로 감정 상한 말들이 오가며 다툼이 이어진다.      



 상대방의 입장에 되어 이해하는 것도 좋지만 너무 다른 상대라면 이해하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우리 부부가 사는 법은 서로 이해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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