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마상회의 시작
3년 전 옷가게를 시작했었다. 플랫폼을 공부하면서 플랫폼 그 자체가 돌아가는 것을 알아야 했기에 온라인으로 옷을 파는 장사를 시작했던 것이다. 물론 이를 계기로 "시작은 옷가게, 목표는 플랫폼"이란 책을 썼다. 더프로피아라는 옷가게를 운영했던 이야기를 썼는데 마지막을 실패로 쓰기 싫었기에 목표를 플랫폼으로 변경했다.
책을 낸다는 나의 목표가 끝났기에 나는 같이 시작했던 두 명의 동업자와의 결별을 선언했고 이들은 나 없이 독자적으로 옷가게를 운영해 나가기로 했다. 내가 마지막으로 이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창업 생태계에서 이들이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그림을 그려주는 것이었다. 그래서 책의 제목이 "플랫폼 교수의 옷가게 창업기"에서 "시작은 옷가게, 목표는 플랫폼"이 된 것이다. 물론 룩지다가 플랫폼을 지향한다고 쉽게 플랫폼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 창업생태계에서 옷가게로 투자를 받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플랫폼이라는 단어가 또 한 번 나로 인해 사용되었다. 남에게 하지 말라던 일을 내가 하는 가장 우매한 일을 저지른 것이다.
옷가게 창업은 실패였다. 그래서 실패의 이유를 생각해 보기로 했다.
첫째, 너무 급했다. 6개월이라는 시한을 정해두고 한 프로젝트였기에 내가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래서 허겁지겁 일들이 벌어졌고 검증되지 않은 시도들이 이뤄졌다.
둘째, 전문성이 너무 약했다. H가 패션을 담당했지만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전자상거래 그 자체를 이해하는 마케터가 없었다. 패션이던 무엇이던 가장 마지막 단계는 고객에게 우리의 가치를 전달하는 것인데 그 기술을 알고 있는 사람이 없었다. 물론 나를 포함해서 말이다.
마지막으로 사업은 시간을 정해 놓고 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나의 접근은 그랬다. 그래서 정해진 시간이 다가오자 나의 포기도 빨라졌다. 사업은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나에게 또 한 번의 기회가 찾아왔다. 이를 기회라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또 한 번 역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쿠마상회가 바로 그것이다. 이런 소리가 들려온다.. 옷가게를 하더니 이제는 생선가게??
#쿠마상회, #시작은 옷가게 목표는 플랫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