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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공간 Oct 04. 2022

요즘 대세, 개항로 노포

잉글랜드돈까스, 태원잔치국수, 인천당


동인천 개항로에는 뉴트로라는 이름으로 젊은 세대의 감성을 자극하는 식당들이 새롭게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개항로의 인기에 힘 입어 인근에 있는 노포들도 다시금 유명세를 타고 있다. 오랜 시간 한 자리를 지키는 노포들은 그 자체로 명소가 되기도 하며,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레트로 공간으로 인기를 끈다. 새로운 유행과 호기심의 공간이자 오랜 시간 한결같은 맛과 인심을 가진 동인천의 '찐' 노포 3곳을 소개한다.





 잉글랜드돈까스 



2층에 위치한 잉글랜드 왕돈까스, 가게 입구에 있는 주황색 간판에서 예스러움이 느껴진다. 응답하라 1988 돈까스 장면도 이곳에서 촬영했다고 한다. 가장 최근엔 유퀴즈온더블럭이 방문했을 정도로 이미 경양식 노포 명소로 자리 잡은 곳이다.


 매장 내부엔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뮤직박스와 조그마한 분수가 있는데, 부모님이 연애하던 시절일까? 상상 가는 옛 모습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내부를 가득 채우는 타이타닉, 업타운걸 등 90년대 팝송은 그 시절을 살지 않았더라도 알 수 있는 익숙한 멜로디에 정겹고 반가운 느낌까지 든다.


잉글랜드돈까스는 경양식 돈까스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함께 나오는 식사는 밥이랑 빵 둘 중 선택이 가능하다. 식전에 먹는 스프와 사라다, 후식 음료, 아이스크림 등은 추가 금액 없이 무료로 제공된다.


셀프코너에서 가져올 수 있는 스프와 사라다는 식전에 먹기에 완벽하다. 초록색을 띄는 완두콩스프와 사라다를 먹다 보면 금세 커다란 몸집을 자랑하는 잉글랜드돈까스가 식탁 위에 올려진다. 돈까스와 곁들여 먹는 가니쉬로는 마카로니 샐러드와, 피클, 익힌 당근과 강낭콩이 함께 나온다.


돈까스는 전체적으로 얇게 다져 튀겨냈는데, 옛날 경양식 돈까스답게 촉촉하니 부드럽다. 무엇보다 새콤달콤한 소스가 돈까스를 보듬어주듯 알맞게 스며들어 부드럽다. 소스가 자극적이고 인위적이지 않아서 질리지 않고 끝까지 담백하게 먹을 수 있다.


잉글랜드돈까스는 기성세대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요즘 세대에게는 레트로의 절정을 보여주는 장소이다. 실제로 가게 내부에는 여전히 이곳을 찾아와 식사를 하시는 어르신들도 많다. 옛날의 맛과 멋을 즐기고 싶은 분들, 혹은 부모님께 즐거운 추억을 선사하고 싶은 분들은 잉글랜드돈까스에 방문해보시길.




 태원잔치국수

 


3대째 내려오는 전통을 가진 태원잔치국수는 10그릇을 먹어도 4,500원이라는 문구가 인상적인 인심 후한 노포이다. 이곳에는 6~7개의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고, 내부가 넓진 않지만 친근하고 아늑한 느낌을 준다.


태원잔치국수에서는 직적 뽑은 면으로 국수를 삶는다. 계란, 애호박, 파, 김, 당근, 깻가루가 고명으로 올라가 있다. 무한리필이 가능한 곳이지만 리필용 국수면이 함께 나온다. 한 그릇이 이미 푸짐하게 제공되어 만약 두 그릇을 먹는다면 대식가로 인정할 법하다.


태원국수는 진한 맛보다는 담백하고 적당히 짭조름한 맛을 가진 국수로, 간장, 후추, 청양고추를 기호에 맞게 넣으면 된다. 무엇보다 이곳은 국수의 면발이 정말 놀랍다. 면발의 탱탱함과 쫄깃함 사이에서 느껴지는 담백함까지 흠잡을 곳이 없이 깔끔하다.


만두는 식사 주문 시 4개에 2,000원에 맛볼 수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고달픈 서민들의 배를 든든하게 채워주는 곳으로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는 이유가 있다. 여름과 겨울에만 판매하는 콩국수, 떡만두국과 같은 계절 별미 메뉴도 있다.


태원잔치국수는 몸이 아픈 날, 가족 행사 때는 가게를 쉰다고 하니, 방문 전에 미리 연락을 드리고 가는 걸 추천한다.




인천당


50년 넘은 역사를 가진 즉석 생과자집, 인천당은 간판에서부터 느껴지는 세월의 흔적이 만만치 않은 곳이다. 시골에 가면 길거리에서 볼 법한 외관을 가지고 있다. 인천당 간판 아래에 진열된 밤빵이 먼저 발걸음을 멈추게 만든다. 물가가 치솟은 요즘이지만, 이곳의 시간은 멈춰있는 듯하다.


매장 내부로 들어가니 다양한 전통 생과자와 옛날 사탕들이 많다. 지금은 보기 힘든 생과자들을 보고 있으니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착각이 든다. 특히 형형색색 젤리들은 할머니 집에 가면 꼭 보던 것이었는데, 이곳 동인천에서 마주하니 반가움이 느껴진다.


가게 안쪽에서는 사장님께서 과자를 직접 구워서 만들고 있다. 굽자마자 바로 공급되는 생과자는 맛볼 수 있는 샘이다. 비록 기계들은 낡았을지언정, 관리를 깔끔히 하신 걸 한눈에 봐도 알 수 있다.


인천당에는 따로 가격표가 없다. 빵 종류는 빵 종류끼리, 과자 종류는 과자끼리 포장이 되며, 옛날 저울로 무게를 달아 1근 당 가격을 매긴다. 푸석한 상투과자부터 센베이라고 불리는 전병 종류의 과자들까지 적당히 달달하고 중독성 있는 맛이다. 옛날 추억의 맛이라고 하는 게 더 맞겠다.


부모님께 사다 드리면 더 좋아할 거 같은 인천당 과자, 추억 돋는 과자 맛이 궁금하다면 인천당에 들러보자.



ⓒ 빈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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