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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성빈 Dec 31. 2020

2020년을 마무리하며-2020년 최고의 영화 7편

2020년 12월 영화 정산도 함께

참 다산 다난한 해였다. 작년만 해도 아무도 이렇게 힘든 해가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 특히 사람들이 모이는 영화관 업계가 타격을 입으면서, 자연스럽게 영화 업계도 큰 타격을 입었다. 이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는 바로 천만 영화의 유무이다. 작년에는 무려 5편이나 있었던 천만 영화가 올해는 1편도 없다. 아마 "남산의 부장들"이 450만 관객을 넘기며, 올해 최대 흥행 영화인 것으로 알고 있다. 여름 시즌, 추석 시즌, 크리스마스 시즌도 별 활약을 못했고, 개봉 예정이었던 수많은 영화들은 내년이나 내후년으로 개봉 연기되었다. 그 연기된 자리를 메우기 위해 정말 많은 영화들이 재개봉했고, 그건 또 그 나름대로 좋았던 것 같다. 또한 수많은 대작들이 내년으로 연기되어, 내년 개봉 라인업은 말 그대로 대박이다. 1월부터 12월까지 수많은 한국과 할리우드 대작들이 개봉 예정이다. 할리우드 영화만 조금만 나열해본다면, 1월에는 "소울", 2월에는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 3월에는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톰과 제리", "모비우스", 4월에는 "007: 노 타임 투 다이""콰이어트 플레이스 2"가 개봉 예정이다. 또, 5월에는 "블랙 위도우",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6월에는 "베놈: 렛 데어 비 카니지", 7월에는 "탑건: 매버릭""샹치 앤 레전드 오브 텐 링즈", 8월에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킬러의 아내의 보디가드"가 대기 중이다. "듄"은 10월, "이터널스""미션 임파서블 7"은 11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스파이더맨 3"은 12월에 개봉 예정이다. 꿈만 같다.


필자도 올해만큼 영화관에 가지 않았던 적은 없었다. 볼만한 영화들도 거의 대부분 개봉 연기되었고, 특히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영화관으로의 발걸음을 막았다. 실제로도 많은 사람들은 영화관에 가지 않았고, 집에서 안전하게 볼 수 있는 OTT 시장 규모가 엄청나게 커졌다. 아마 2021년 상반기까지도 이 추세가 이어질 것 같고, 소규모 영화관들은 문을 닫을 가능성이 커지고 OTT 시장은 많은 신생 플랫폼과 넷플릭스와 왓챠를 중심으로 크게 발달할 것 같다.


2020년에는 많은 훌륭한 영화인들이 세상을 떠난 해이기도 하다. 8월 28일에는 배우 채드윅 보스만이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MCU에서 블랙팬서를 연기했고, "42"에서 재키 로빈슨을 연기하며 이 사회에서 상징적인 존재가 되었다. 10월 31일에는 제임스 본드 그 자체였던 숀 코너리 경이 타계했고, 11월 7일에는 배우 송재호가 숙환으로 별세했다.


12월에는 영화 단 한편을 관람했다.


미드나이트 스카이

★★★☆ / "애드 아스트라"와는 조금 다른, 또 다른 진중한 우주 영화.


올해도 최고의 영화들을 뽑아보려고 한다. 워낙 본 영화가 없는 터라 좋은 영화를 뽑고 뭐할 입장이 아니지만, 그냥 한번 뽑아보기로 했다. 시간이 아깝지 않은, 재밌는 영화를 뽑으려고 노력하였다. 이 영화들은 2020년에 극장 개봉 혹은 OTT에서 공개되었으며, 장편영화만 포함한다. 영화의 순서는 개봉/공개 순이다.

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2020년 1월 16일 개봉
장르: 드라마
감독: 셀린 시아마
출연: 아델 하에넬, 노에미 메를랑, 루아나 바야미, 발레리나 골리노 외
필자의 평점: ★★★★ (4/5)
리뷰: 타오르는 두 여인의 사랑, 그리고 그 과정에 대한 그림

영화를 보고 난 후, 한 편의 예술 작품을 본 것 같았다. 정말 아름다웠으며, 고귀했다. 영화관 스크린에서 봐야지, 그 진가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
2020년 1월 22일 개봉
장르: 드라마
감독: 우민호
출연: 이병헌, 이성민, 곽도원, 이희준, 김소진 외
필자의 평점: ★★★☆ (3.5/5)
리뷰: 밍밍한 스토리 위에 뛰어난 연기력 한 스푼

연기력이 다한 영화다. 짜임새 있는 연기가 조금은 건조하고 밍밍한 스토리 위에 얹어져, 좋은 영화를 만들어 주었다. "기생충"에 이어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 부문에 출품되었다는 소식도 있는데, 꼭 좋은 결과를 얻기 바란다. "기생충"이 올해 초 작품상을 받았을 때의 그 감동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영화 "조조 래빗"
2020년 2월 5일 개봉
장르: 코미디
감독: 타이카 와이티티
출연: 스칼렛 요한슨, 로먼 그리핀 데이비스, 타이카 와이티티, 토마신 맥캔지 외
필자의 평점: ★★★★ (4/5)
한줄평: 참혹한 전쟁 속에도 존재하는 동심과 순수함.

어찌 보면 동심과 전쟁은 반대말이다.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통에서 동심을 찾기란 꽤 어렵다. 그러나 타이카 와이티티만이 보여줄 수 있는 전쟁 속의 동심은 순수했고 아름다웠다.

영화 "작은 아씨들"
2020년 2월 12일 개봉
장르: 드라마
감독: 그레타 거윅
출연: 시얼샤 로넌, 엠마 왓슨, 플로렌스 퓨, 엘리자 스캔런, 티모시 샬라메 외
필자의 평점: ★★★★ (4/5)
리뷰: 원작의 완벽한 재해석

원작을 따라갔지만, 조금은 다른 이야기를 해주었다. 모든 캐릭터들은 매력적이었고, 각자의 서사를 잘 전달해주었다. 네 자매를 따라다니며 그녀들의 이야기를 보는 재미가 있다.

영화 "1917"
2020년 2월 19일 개봉
장르: 드라마
감독: 샘 멘데스
출연: 조지 맥케이, 딘-찰스 채프먼 외
필자의 평점: ★★★★ (4/5)
리뷰: 관객들을 전쟁터 한가운데로 데려다준다

꽤나 신선했던 전쟁영화다. 영화 전체가 한 개의 롱테이크로 이루어져 있어, 마치 게임을 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전쟁 속에 본인이 있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무조건 IMAX로 관람해야 하는 영화들 중 하나다.

영화 "테넷"
2020년 8월 26일 개봉
장르: 액션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출연: 존 데이비드 워싱턴, 로버트 패틴슨, 엘리자베스 데이키 외
필자의 평점: ★★★★ (4/5)
한줄평: 놀란의 모든 것을 담기에는 관객들의 그릇이 너무 작다. 아니면 놀란이 이 작은 그릇에 너무 많은 것을 넣으려고 하는 것일까?

한줄평에서도 볼 수 있듯이, 필자는 이 영화가 '좋은' 영화라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다. '재밌는' 영화이긴 하다. 말 그대로 '이해하지 말고 느끼면' 정말 재밌는 블록버스터 영화다. 놀란이 하고 싶은 걸 다한 영화이며, 그의 천재적인 연출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영화이다. 그저 나의 그릇은 이 영화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너무 작을 뿐이다.

영화 "미드나이트 스카이"
2020년 12월 9일 개봉/2020년 12월 23일 공개
장르: 드라마
감독: 조지 클루니
출연: 조지 클루니, 펠리시티 존스, 데이빗 오예로워, 카일 챈들러
필자의 평점: ★★★☆ (3.5/5)
한줄평: "애드 아스트라"와는 조금 다른, 또 다른 진중한 우주 영화.

모든 부분이 약간씩 절제되었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또 묘한 매력이 있는 영화다. "애드 아스트라"를 관람하고 느꼈던 그 매력과 비슷하긴 하지만, 조금은 다른 매력이다. 잔잔하지만 재밌는 영화다.


여기에 소개된 영화 말고도 2020년에는 많은 재밌고 좋은 영화들이 있었다. "남매의 여름밤", "찬실이는 복도 많지", "트랜짓", "페인 앤 글로리" 등도 좋은 평가를 받았고, 필자도 최대한 빨리 관람할 예정이다.


새해는 좋은 영화들과 함께 희망차고 건강하게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 마스크를 벗고 영화관에 편히 앉아 영화를 보던 그 시간이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고, 그 시간이 오는 것을 앞당기려면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마스크 쓰기 및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을 잘 지켜서, 우리가 원하던 그 행복한 시간이 오기를 바란다. 새해 복 다들 많이 받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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