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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성빈 Dec 31. 2019

펑 터져버린 CG와 스토리

영화 "백두산"

"백두산"은 '만약 백두산이 터진다면'이라는 오랫동안 사람들이 궁금해왔던 주제를 담은 재난 영화이다. 영화가 시작한 후, 영화의 초반부는 흥미진진하다. 백두산이 터진 후 몇 분은 다른 재난 영화들과 비슷할 만큼, CG도 좋고 실제 백두산이 터지면 저렇겠구나를 알려주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였다. 영화가 점점 진행되면서 뭐가 서로 안 맞기 시작하더니, 영화는 점점 산으로 갔다.


영화의 몰입을 방해한 첫 번째는 다름 아닌 CG였다. 처음에는 름 괜찮았다. 터지는 장면들과 도시 장면들은 준수하게 나온 것 같았는데, 자세히 보니 너무 티가 났다. 자동차가 강남 도시를 달리는데 너무 자동차만 붕 뜬 느낌이 났다. 강남 도시가 CG로 만들어졌다는 뜻이다. 또한 영화 후반부 부분은 CG회사에 낼 포트폴리오인 줄 알았다. CG만 남발한다. 그렇다고 그렇게 퀄리티가 좋은 편도 아니다. 사실적이지도 않고, 그냥 볼거리만 물량공세 하는 느낌이 확 들었다.


스토리도 문제였다. 개연성 소실에 뚝뚝 끊기는 전개는 몰입을 방해하였다. 사실 그 문제는 편집도 일가견 한다. 또한 장르가 영화가 진행될수록 모호해진다. 처음엔 재난 영화로 시작했다가 남북 첩보 영화로 바뀌고 결국에는 버디 무비의 형태를 띠게 된다. 이렇게 영화가 갈피를 못 잡고 있으니, 영화가 궁극적으로 전하는 메시지로 이상하게 된다. 우정인지 가족인지 도전의 중요함인지. 전부다 장르를 잘 잡고 갔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메시지의 혼종이다.


"백두산"은 그저 그런 재난 영화이다. 언제나 극장에서 상영하는 영화를 보면 있는 그저 그런 영화. CG도 그저 그렇고 스토리도 무난하다. 편집과 CG가 몰입을 낮추긴 하지만 뭐 괜찮다. 거의 모든 재난 영화에서 나오는 클리셰들을 사용해, 그렇게 눈에 띄는 부분도 없다. 이 영화가 원했던 것은 그저 본전만 뽑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딱 거기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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