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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성빈 Jan 08. 2020

애매한 전쟁 영화

영화 "미드웨이"

"미드웨이"는 태평양 전쟁 당시 진주만 공습 이후에 발발한 미드웨이 해전에 대해 다룬다. 영화는 시간에 맞추어서 진행이 되어, 뭔가 다큐멘터리 느낌도 난다. 각의 캐릭터들의 시각으로 스토리가 진행되어, 기승전결이 있는 깔끔한 스토리였다. 사실 스토리라고 할 것도 없다. 영화가 보여주는 시간대가 짧아서 138분이라는 짧지 않은 러닝 타임에 담기에는 부실할 수 도 있었다. 그러나 영화는 초반에 그나마 단단하게 쌓은 캐릭터들로 그 점을 무마시킨다.


그러나 문제는 스토리에 관련된 것이 아니다. 영화는 장르를 갈팡질팡한다. 영화 중간중간에는 공중, 해상 전투 장면이 여러 번 나오고 영화 후반부는 거의다 전투 장면으로 구성이 되었다. 그러면 이 영화는 전쟁 영화인가? 맞다, 영화의 궁극적인 메시지도 미드웨이 해전에 참전한 군인 추모이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대놓고 액션을 보여주는 전쟁 영화로 전제를 깔고 시작했어야만 한다. 처음에는 캐릭터들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다큐멘터리처럼 보이다가, 나중에는 터지고 싸우는 전쟁영화로 바뀌는 이런 혼잡한 영화가 된 것이다. 그렇다고 전투 장면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 CG가 거슬리는 부분이 여럿 있었다 - 캐릭터들의 발달도 캐릭터들을 초점으로 하는 영화라고 하기에는 부실하였다. 이렇게 자리를 처음부터 잡고 가지 않으니 영화는 탄탄해지지 않으며, 원래 전하려고 했던 메시지도 조금은 흐려지게 만든다.


그렇다고 "미드웨이"는 전형적인 '미국 찬양' 영화는 아니다. 꽤 영화는 중립적인 시점을 가져가려고 하고, 각각의 진영의 분량도 일정하였다. 그렇지만 영화는 갈피를 못 잡고, 캐릭터 중심 영화와 전투 중심 영화에서 갈팡질팡하다가 좋은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캐릭터, 전투가 모두 뛰어난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영화는 그 둘의 최소한의 요소를 담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역할은 수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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