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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성빈 Jan 19. 2020

장대한 마무리를 표방하였으나, 결국 따라하기로 몰락한

영화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는 스타워즈 시퀄 트릴로지의 마지막 영화이며, 거진 42년 동안 이어온 스카이워커 사가의 마지막을 담당하는 영화이다. 사실 나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팬이 아니다. 내가 아는 것은 'I Am Your Father'랑 요다 정도인만큼, 스타워즈 시리즈에는 정말 문외한이다. 그런데 그 시리즈의 마지막 영화를 본다니. 마지막 영화인 만큼, 시리즈 전체 영화들을 다 관람한 후에 이 영화를 관람할까도 생각했지만, 이 영화가 얼마나 사람들에게 친절한지 알아보기 위해 전작들을 관람하지 않기로 하였다. 영화는 그게 첫 번째 영화이든 시리즈의 마지막 영화이든 항상 관객들에게 친절해야 하니.


각설하면 이 영화는 친절하지 않았다. 정말 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그들은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가지고 있지만, 설명 따위는 해주지 않는다. 내가 영화를 볼 때는, 캐릭터들이 등장하면 그들이 어떤 사람이고 시리즈에서 어떤 역할을 가지고 있고 전작에는 어떤 일들을 했는지 추측하느라 바빴다. 전체적인 스토리에 집중하기보단, 캐릭터들 하나하나에 집중하다 보니 영화에 몰입도 잘 되지 않았다. 또한 내가 캐릭터들을 깊게 이해하지 못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몇몇 캐릭터들은 영화에서 겉돌았다. 등장하지 않아도 되는 캐릭터들, 즉 영화의 스토리에 많이 관여하지 않은 캐릭터들도 많이 등장하여 영화를 산만하게도 만들었다. 그렇게 많은 캐릭터들을 영화에 등장시키려면, 충분한 맥락과 캐릭터 서사가 동반되어야 하고, 각각의 캐릭터들은 영화의 일정 부분을 담당해야 한다. 캐릭터들이 얼마나 많이 있어도. 사실 캐릭터 이해는 전작들을 다 관람하고 오면 해결되는 부분이지만, 영화는 항상 친절해야 한다. 언제나 새로운 관객들이 영화를 본다고 생각하고, 하나하나를 다 쉽고 간단하게 설명해주어, 영화에 세계관에 더욱더 다가가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그러지 않는다.


액션들도 많이 부족하였다. 큰 전투라고 꼽을 것도 영화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는 전투 하나밖에 없고, 그마저도 식상하다. 어디서 봤던 장면들이 계속 반복되고, 지루해진다. 스토리도 마찬가지이다. 처음부터 예상 가게 만들어 놓고서, 그 예상된 결말로 계속 달리기만 한다. 간단하고 빠른 스토리 전개는 선호하는 편이지만, 개연성은 좀 만들고 진행하면 좋겠다. 어떤 부분은 인피니티 사가의 마무리 역할을 담당한 "어벤져스: 엔드게임"과 닮은 점이 많다. 그 영화의 수준 정도까지 바란 것도 아니지만, 특히 영화 후반부 전투 장면은 거의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따라한 수준이다. 그렇게 따라 해서 얻은 결과물은 특별히 좋은 것도 아니어서, 굳이 그렇게 비슷하게 가져가야 했나 의문이다.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는 장대한 마무리를 표방하였으나, 결국 따라 하기로 몰락하였다. 그렇게 따라 해서 얻은 결과도 썩 좋지 않았을뿐더러, 그 많은 캐릭터들의 자리도 못 잡고 스토리 전개는 빨라서 개연성도 소실되었다. 영화가 관객들에게 친절하지도 않다. 뭔가 빨리빨리 영화 제작을 마무리한 티도 보이긴 한다. 시간을 들여서, 다시 검토하고 수정하였으면 더 나아졌을 부분도 당연히 있다. "엑스맨: 다크 피닉스"의 시리즈 마무리 방식과 비교하면 훨씬 좋지만, 세련되고 깔끔한 마무리라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한국에서 흥행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고, 북미도 잘 모르겠다. 정말 '스타워즈'라는 프랜차이즈만 없었다면, 영화는 정말 재미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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