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이렇게 말할 수 있는 모임이 있어서 너무 좋아요.”
오늘 글피드백 모임은 나와 다른 한 친구 두명이서 했다. 인원이 줄면 글 피드백 모임은 시간이 줄기 마련이라 15분 일찍 마치기로 하였고, 차를 기다리며 그 친구는 여러 이야기를 꺼내었다. 친구, 연애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모임에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 나눌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자신이 밝아진 것 같지 않느냐고. 사실 밝음은 언제나 그에게 있었고 요즈음 그게 많이 발현되는 것이리라. 나는 내가 아이들을 만나기에 역동성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해왔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방식의 에너지와 스타일을 넣어가기로 했고, 글쓰기를 택했다. 깊게 타인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방식이고 글을 통해 서로에 대해 이야기하고 들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나는 내가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글쓰기를 이 친구들과 할 수 있게 되어서 좋았고, 그들 중 한 명이 이 커뮤니티 덕분에 자신이 밝아진 것 같다고 말하니, 더할 나위 없이 충만했다.
저녁에 또 다른 사람들과 화상으로 모였다. 교육의 대안에 관심 있는 사람들의 모임(나비효과)인데 진행자가 하고 싶은 모임을 기획하여 진행하는 무정형 모임이다. 매번 진행자를 정하기도 어렵고 활동 내용을 정하기도 만만치 않아서 회의를 제안했고, 두차례의 회의가 열린 것이다. 모임의 내용을 짜고, 방향과 규칙을 정하는 식이었는데 이 모임이 어떤 식의 모임이라 생각하는지를 나눌 때 서로 공감하고 동의할 수 있는 내용들이 나와서 신기하고 고마웠다. 고맙다는 말은 나의 일을 타인이 해주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과는 조금 더 다른 무언가가 있었다. 나의 일이 아니라 우리의 일이 되는 감정이 어느새 서로 쌓여 그 연결이 조금씩 무언가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것이 무엇일지는 알 수 없으나 같이 만들어 가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직감이 들었다. 그렇다. 그것은 직감이다. 돈을 받고 일을 같이 하더라도 이런 감정을 느끼는 사람을 만나기란 매우 어렵다. 그러나 나는 거의 매번 그게 가능한 삶을 살고 있다.
함께 놀궁리를 할 수 있는 사람
함께 밥 먹으며 일상을 나눌 수 있는 사람
함께 글을 쓰고 피드백을 나누며 생각의 흐름을 나눌 수 있는 사람
함께 음식(농사지은 호박)을 나누어주는 사람
함께 모임의 지향에 대해 의견 나누는 사람
나는 굉장히. 너무나 충만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