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의 긍정에 대하여], 99일 차
어제는 생산적인 행위들을 정말 하기 싫었다. 의지의 차이라기보다는 취향의 차이에 가까웠다. 왜 그리도 어제는 그 시간들을 소모해버리길 원했는지, 그럼에도 왜 어제는 재빨리 잠드는 일마저도 귀찮고 싫었는지 별 일이었다.
써 버리는 일에서 느끼는 쾌감이 있긴 하다. 어제는 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에 많은 시간을 소모했는데, 유튜브보다는 그저 티비 채널을 돌려가며 요즘 하는 드라마가 무엇인지 보고, 5화 이전에는 그저 한 장면도 본 적 없는 그런 드라마를 5화부터 보면서 ‘도통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라는 말을 연발하면서도 꾸역꾸역 드라마 앞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자정을 맞았다.
오늘 생각해보니 그저 쉬고 있는 이번 주를 휴식 주간이라고 정해놓은 것을 고려하면, 어제는 꽤나 괜찮은 하루였던 것 같다. 콘텐츠만 주야장천 들여다보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다 씻는 것 마저 귀찮다 중얼거렸던 어제. 언제 또다시 이런 꿀 같은 하루를 보내겠느냐며, ‘잘했다 잘했어’하며 오늘도 출근해본다.
99일 차의 어제를 소모하니, 99일 차의 오늘은 더 활력이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