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혼자 있을 때 자주 틀어놓는 넷플릭스의 앤디 워홀 다큐멘터리. 엄청난 재미를 주는 건 아닌데 그냥 틀어놓고 지내기 좋다. 그러다가 여러번 다시 봤다. 다큐엔 6,70년대 뉴욕 사람들을 담은 멋진 사진이 많이 나온다. 출처를 몰라서 따로 찾지도 못하고, 그저 다큐를 일시정지 해놓고 헤벌레 구경한다. 허리춤에 꽂은 담배라든지 바지 길이나 손의 위치 모두 좋아서.
좋다고 생각하며 헤벌레 술을 많이 마시곤 했다. 삶이 살 만한 가치가 있는가 자주 생각한다. 누군가의 동정을 기대하며, 사랑 고백하듯 죽고 싶다고 고백하고 싶은 나의 마음이여... 돈 내고 상담사에게나 가라.
어쨌든, 이라는 얼버무리는 표현을 쓰자면,
어쨌든, 3월 한 달 동안, 빨간머리 앤의 표현을 빌리자면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져 있었는데, 그 와중에도 반짝 생기가 도는 순간이 있었다.
언지와 함께 <에세이클럽>에서 '나를 죽이지 않을 것이다' 책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 둘 다 헤드셋을 끼고 눈을 마주치던 순간이 아주 좋았다.
<치명적 에세이 쓰기> 2기 모임. 들이는 에너지보다 받는 에너지가 컸던 자리. 자기 경험을 매끈하게 정리해서 결론을 내리고 교훈을 주는, 세상의 많은 사람이 좋은 작품이라 말하는 글들 사이에서 질식할 것 같다고 생각하던 차에 이 모임 멤버들이 올려주는 글이 호흡기 역할을 했다. 덕분에 나도 오랜만에 긴 글을 완성했다.
신여성 친구들이랑 종로 팝업 식당에 갔던 날. 그날따라 맘 상태가 엉망이었는데, 예술지원사업 면접 보고 떨어진 분을 만나서 동지애를 느꼈다. 같이 담배 피우던 시간 좋았다.
친구가 나를 위로하며 보내준 커피 기프트콘. 아직 쓰지 못했는데 가끔 카카오톡 선물함에 들어가서 구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