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 내가 맛집을 찾는 방법 - 카카오맵
벌써 이렇게 시간이 많이 흘렀는지 몰랐는데, 1편을 쓴지 벌써 한 달 가량이 흘렀다. 그간 개인적으로 바쁜 일이 굉장히 많아 브런치 쓰기를 미뤄왔는데, 혼자 끄적거리는 작은 브런치에 친히 다음편을 기다린다는 댓글 두 개가 달린 것을 보고 오늘은 꼭 2편을 쓰겠다고 마음 먹었다.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이번 편에서도 카카오의 서비스들 중 내가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것 하나를 소개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니 그저 재밌게 읽어주시길.
카카오맵은 2009년에 출시한 다음지도를 전면적으로 개편하여 2016년에 다시 내놓은 카카오의 지도 어플이다. 나는 네이버지도 앱을 계속 사용하다가 2019년에 카카오맵으로 갈아탔다. 모두가 잘 알겠지만 어떤 어플에서 다른 것으로 갈아타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이미 저장해둔 데이터들도 있고, 보통은 익숙하게 손에 익은게 좋기 마련이다. 나도 꽤나 큰 결정, 오랜 사고 끝에 카카오맵으로 옮겼던 것 같다.
자료를 찾아보니 국내 안드로이드 사용자 기준으로 카카오맵 사용자는 5위에 그친다. 1위인 네이버 지도앱 사용자 수의 절반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네이버 지도 다음으로는 운전할 때 길 찾기에 가장 용이한 T map이 뒤따르고 있다. 그 다음은 세계 지도 정보를 보기에 가장 좋은 구글 지도, 그 다음에서야 카카오맵이 나온다. 실제로 내 주변에서도 카카오맵 사용자를 많이 찾기는 어렵고, 지인들에게 물어보면 대부분이 네이버 지도를 사용한다고 한다.
지도 어플에 대해 논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사용자가 어떨 때 지도를 쓰냐는 점이라고 본다.
사람들은 주로 아래의 네 가지 이유로 지도 어플을 사용하는 듯 하다.
1. 운전할 때 네비게이션용
2. 대중교통 이용 방법 검색
3. 도보 시 길찾기
4. 식당 등 특정 장소의 위치 검색
나는 운전을 하지 않고, 주로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운전자들에겐 T map이 가장 좋다고 할 때, 나머지 2~4번은 모두 네이버 지도가 훌륭하게 커버하고 있는 기능들이다. 2~4번 기능만 사용한다면 내가 굳이 카카오맵으로 옮길 이유는 없었을텐데, 나는 왜 카카오맵을 사용하게 됐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바로 맛집 정보를 찾기 위함이다.
나는 2017년부터 작은 맛집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고 있고, 지인들 사이에서는 맛집 정보를 많이 알기로 유명한 편이다. 항상 맛집 정보에 밝아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관념을 갖고 있는데다가, 그냥 스스로 가보고 싶은 식당들이 너무 많아서 늘상 데이터를 어딘가에 저장해야 한다. 이전에는 주로 인스타그램을 통해 맛집을 검색하고, 맛있어 보이는 포스트들을 저장했다면 지금은 카카오맵을 꼭 병행하여 사용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끌리는 맛집 포스트를 발견하면, 우측 하단의 북마크 모양을 눌러 꼭 저장을 해둔다. 하지만 이 방법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두 가지 있는데, 저장해둔 포스트들을 확인할 수 있는 화면에서 게시물들은 모두 내가 저장한 시간순으로 나열된다는 것, 그리고 작성자가 포스트를 삭제하면 사라진다는 점이다. 저장한 시간 순으로 보이기 때문에 옛날에 저장했던 것들은 자연스레 잊혀지거나 찾기 어려워지기 마련이고, 포스트가 삭제되면... 맛집 정보를 잃어버리는 것이므로 좋을리가 없다.
하지만 지도 앱에 가고싶은 맛집을 북마크 해두면, 저장한 시간과 관계없이 가고자하는 장소에 따라 내가 저장한 리스트를 볼 수 있다. 가령 이번 주말에 사당역 근처에서 친구들을 만나기로 했다면, 지도 앱을 켜서 사당역 근처에 내가 저장한 맛집 리스트를 확인하면 되는 것이다.
특히 나는 세 개 정도의 폴더를 나누어 맛집을 저장해 두었다. 가볼 맛집, 스시 오마카세만 모아둔 것, 회사에서 접대할 일이 생기거나 회식할 때 가기 좋은 곳들. 맛집을 발견하는 족족 찍어두면 다음 번 모임 장소를 고를 때 굉장히 수월하다. (접대/회식 장소를 고를 때는 최고의 스피드를 자랑할 수 있다.)
지인들이 나에게 맛집추천을 부탁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럴 때에도 방문할 위치를 먼저 물어본 다음 지도를 켜서 그 주변의 내가 저장한 곳을 본다.
하지만 맛집 데이터를 저장하는 것은 네이버 지도나 다른 앱에서도 다 가능한 것 아닌가? 진짜로 카카오맵을 사용하는 이유는 이것에 있다. 바로 '솔직한 평점과 리뷰'이다. 이건 아는 사람은 다 안다는 사실인데, 카카오맵의 식당 평점이 굉장히 짜고 솔직한 것으로 유명하다.
네이버 지도를 사용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것은 바로 평점이었다. 식당 정보를 찾기위해 주로 지도를 사용하는 나에게는 치명적인 단점이었다. 블로그 광고가 많아서인지, 네이버에는 어떤 식당을 검색해도 모두 4점대 이상이 나왔다. 흔히들 '인스타 광고빨'이라고 하는 맛집들은 네이버 지도에서 검색하면 죄다 5점에 가까운 만점들이 나오지만, 실제로 방문해보면 서비스나 맛이 실망스러운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그런 식당을 카카오맵에 검색하면 3점대 언저리거나 3점 이하인 경우가 많이 발견된다.
사실 어쩌다 이렇게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의 리뷰 내용이 차이나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카카오맵 이용자들은 굉장히 각박하다는 것... 나의 경우에는 그걸 알다보니, 그런 카카오맵 이용자들의 분위기를 해하고 싶지 않아서 정말정말 만족스러운 곳만 5점을 주고, 정말 별로였던 곳은 솔직하게 1점이나 2점을 주었다. 아마도 나같은 사람들이 모여서 솔직한 평점 문화를 이루고 있는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맛집을 찾거나 맛집 정보를 저장할 때에 꼭 평점과 리뷰들을 확인한다. 꼭 다음의 원칙들을 지키고 있다.
1. 평균 평점이 3.5점 이상일 것
2. 리뷰를 남긴 사람이 5명 이상일 것
3. 4,5점이 아무리 많아도 1점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리뷰 내용을 꼼꼼히 살필 것
이 세 가지를 확인하고 식당을 방문하면, 99% 맛있고 좋은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다행히도(?) 카카오맵 팀은 이런 카카오맵의 장점을 잘 알고 있는 듯하다. 똑똑한 사람들이 모여있으니 당연하겠지만.
사람들이 카카오맵을 통해 맛집 정보와 여행지 정보 등에 대한 리뷰를 많이 보고 활용한다는 점을 알았는지, 카카오맵에는 '테마지도'라는 기능이 있다. 핫플이라면 가봐야하는 나에게는 굉장한 기능이다. 현대카드 DIVE처럼 핫플이나 좋은 전시회를 소개해주는 앱도 평소에 사용하고 있는데, 카카오맵은 거기에 위치 정보와 평점&리뷰가 더해져 더욱 풍성한 콘텐츠를 만든다. 뷰수를 보니 아직 만들어진지 얼마 안된 기능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흥했으면 하는 메뉴!
이 글을 쓰며 카카오맵을 둘러보니 '톡 친구 공유하기' 기능도 최근에 업데이트 되었다. 카카오톡 친구들이 수락하면, 친구들의 위치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다. 약속장소에 모이기 전에 친구들이 어디쯤 왔는지 확인하기엔 좋아 보인다. (하지만 늦어서 아직 시청역인데 아현역이라고 해야하는 경우에는...) 이 기능은 1편에서 누누히 강조했던 '메신저를 기반으로 한 기능'에 충실한 것 같다. 여러모로 '지도'의 원래 기능에서 확장하여 카카오가 다른 지도 앱에 비해 더 잘할 수 있는 것들을 기획하고 있는 듯하다.
내가 사용하는 것들을 왜 쓰는지에 대한 이유를 적다보니, 어쩔 수 없이 매 편 대상이 되는 것들에 대한 칭찬만 늘어놓게 되는 것 같다. 이번 글도 카카오맵에 대한 좋은 점만 늘어놓았는데, 물론 아직 카카오맵도 발전해야할 부분은 많이 보인다. 하지만 나처럼 보다 정확한 맛집 정보를 찾고자 하거나, 핫플에 대한 정보가 더 궁금한 사람이라면 카카오맵 사용을 조심스레 추천해본다. 카카오맵은 단순 지도이기도 하지만 장소들에 대한 정보를 얻고 리뷰를 공유하는 커뮤니티적인 장점이 더 돋보이는 앱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