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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하는 사람 Jul 15. 2021

상당히 계획적이었던 임신 준비

아이를 품는 일


임신을 이야기하려면 생리를 빼놓을 수가 없는데, 나의 경우에는 생리불순은 기본, 생리  증후군도 상당한 사람이었다. (대표적인 호르몬의 노예)

때문에 임신이 분명 쉽진 않겠다고 생각해 조금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보자는 마음이 있었다.

사실 이때만 해도, ‘아이를 너무너무 갖고 싶다.’ 마음보다는 이렇게 해도  생긴다면,

운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나름의 차후 상황에 대한 마음 대비가 컸다.


먼저 부부 건강검진을 받았다.

본격적인 시도(?)에 앞서, 혹시라도 어려운 몸이라면 미리 대비도 할 수 있고, 그 과정이 덜 스트레스일 것 같았다.

여기서 작은 팁은 건강검진센터는 연초에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고, 이때 가격이 조금 더 저렴하다.

아무래도 건강검진을 연말에 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인 것 같다.

나의 경우에도 회사에서 건강검진 독촉 메일을 한 2번은 받고 11월~12월에 부랴부랴 예약을 잡았었다. 신기한 건 우리 팀 전체가 그랬다.

어쨌든 임신을 준비하는 부부를 위한 건강검진 패키지 프로모션이 있었어서, 둘이 약 60만 원 정도의 비용을 주고 검사를 받았다.  

임신만 염두한 검진이 아니라 위내시경, 초음파 등 전반적인 검진을 받아서 좋았고, 양호하다는 결과와 함께 본격적인 시작을 했더랬다.


자연적인 흐름에 맡긴다는 그 모호함은 약간  성격과 맞지 않았다.

생물시간에 배웠던 생리주기에 따른 배란일 계산법을 하자니, 확률이 상당히 낮은 추측에 의지하는 기분이랄까.

그러던  알게  배란테스트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사용하고 있었다.

배란테스트기, 일명 배테기는 생리 시작일 10~15 이후 정해진 시간에 소변 테스트를 하는 것인데,

배란일에 가까워졌거나 배란일인 경우 진한 두 줄 표시와 함께 높은 수치를 나타낸다.

 테스트가 간편해 보여도 은근히 신경 쓰이는   8~10일간의 빠짐없는 테스트는 물론 

정확한 수치 파악을 위해 테스트 시간 전 과도한 물 섭취나 아침 일찍 테스트하는 것도 가급적 지양한다.


일명 배테기, 이렇게 테스트 했더랬다.

진한 두 줄이 시기에 맞춰 딱 나오는 것도 신기했는데, 배테기는 정말 과학적이고 정확했다.

테스트기 시도 2번째 달 만에 임신이 되었다. 처음에는 이렇게 빨리, 덜컥 (계획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될지 몰라서 결과에 반신반의했었다.

 몸이 의외로 건강하다는 것과 배테기의 신빙성에 다시금 놀라기도 했다.


사실, 회사원이다 보니 인사고과와 인센티브, 진행 중인 프로젝트 등 여러 가지를 감안했을 때 깔끔하게 2월 초쯤 출산휴가에 들어서도록

아기가 2~3 생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렇게나 계획에 들어맞을 줄이야. 지금 생각하니 참 감사한 일이다. (아가가 미리 효도한 느낌)


물론 돌이켜보니 꽤나 치밀했지 싶다.

이래서, 엄마가 나를 지독하다 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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