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모두가 행복하려면
무엇이 필요하겠습니까.
저는 선과 자애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선과 자애는 무엇입니까. 많은 이들이 선과 자애를 동치로 생각할 수 있으나, 이 둘은 다른 개념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A는 일생동안 남을 위해 헌신하며 봉사하였으나, 이 사람의 마음엔 의무감과 자기희생에 대한 괴로움뿐이었습니다. 이 사람은 선하고 자애롭습니까? A는 선하지만, 안타깝게도 마음에 사랑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사랑이 발로가 된 모든 행동이 선한 것도 아닙니다. 사랑하는 이를 위해 하는 모든 행동이 선으로 규정될 수는 없겠습니다.
선은 질서와 규칙에 가깝습니다. 그 시대와 문화에 맞는 옳음이며, 가변적입니다. 절대적 옳음이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선은 지성에 의해 정의되어야 합니다. 선의 정립은 정교한 이성의 영역이며, 철학과 과학의 발전은 지성의 발전을 촉구할 수단이 될 것입니다.
선이 규정되는 방식은 철저한 지성에 근거하지만, 선이 추구할 방향성은 자애입니다. '모든 국민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갖는다'라고 헌법에 명시되어 있음은 우리가 따라야 할 규칙과 시스템의 기치가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의 발로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따라서 선의 목표는 벡터의 총합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행복의 네거티브를 소거하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선과 자애는 다릅니다. 하지만 독립적이지는 않습니다. 둘은 직교하는 두 직선이라기보단 적당한 기울기로 기울어져 있는 두 직선에 가깝습니다. 또는, 우리는 자애라는 토대 위에 선이라는 정교한 구조물을 건축하는 중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선은 규칙이자 행동이며 자애는 근간이 되는 마음입니다.
그런 고로 언젠가 선과 애가 합치되어 행동이 곧 마음이 된다면, 어떠한 시스템인가를 막론하고 모두가 행복해질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