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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앤쿨 May 16. 2023

오랜만에 찾은 자유

이 시간을 어떻게 써야할까

내가 누릴 수 있는 자유시간이 8년 만에 생겼다.

자유시간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지. 

육퇴 후에는 그래도 자유시간이었으니 엄밀히 말하면 오전의 자유시간.


2016년에 첫째를 낳고 4년 가정보육.

2020년에 둘째를 낳고 3년 가정보육.

2020년에 처음으로 기관생활을 하게 되어 유치원에 다니게 된 첫째, 

그러나 코로나로 집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았다. 결국 2020년에는 첫째, 둘째와 함께 거의 집에 있었고,

올해 5월, 4살 둘째도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하여

8년 동안 온전히 아이들과 보냈었는데

이제 오전에도 나만의 시간이 생겼다.


육아로 쉼 없이 달려오며, 혼자 있고 싶고 지쳐서 아이들에게 짜증을 낼 때면

'이럴거면 그냥 일하는 엄마가 나을 걸'하는 생각이 들며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드는 시간들도 참 많았다.


그 때 육아휴직하고 다시 회사로 복귀했으면 어땠을까.

아이는 더 사회에 일찍 눈을 뜨고 선생님께 더 많이 배우지 않았을까?

뭐든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후회(후회라기 보다는 궁금증?)가 있기에 

여러 생각들이 들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온전히 아이들과 보낸 그 소중한 24시간을 행복한 느낌으로만 추억하고 싶다.

'우리, 아파트 옆 길의 자연물들을 관찰하며 여유롭게 산책하던 그 때 좋았지?'

'4계절의 기운을 함께 느끼며 걷고 눈 마주치던 그 시간들 좋았지?' 라고.


비록 아직 오전의 자유시간이 집안일과 아이들 픽업, 적응으로 채워지고 있지만

앞으로는 내 시간, 경제적인 활동으로 채워가고 싶다.


당장 아이들이 학교나 어린이집에 가 있는 시간 동안만큼은 

집안 경제에 도움이 되고자 일을 하고 싶은데

취업사이트, 알바사이트를 뒤져봐도 내가 원하는 시간대에 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곳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가 일하는 시간대가 너무 좋아서 보니 업무가 부동산 영업마케팅이었고

내가 예상하는 그런 일이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5퍼센트의 희망을 가지고 

면접을 보러 가보았지만

역시나 내가 예상하는 그런 일이라 선뜻 시작할 수가 없었다.

마침 취업시즌이라 집 근처에 월급은 비록 적어도 칼퇴를 보장할 수 있을 것 같은 곳에

이력서를 넣어보고 있으나 필기시험도 있어서 

안그래도 잘 모르는 시사상식을 끄집어내려니 쉽지가 않다.

그래서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얻는 것이라 하던가.


요즘에는 똑똑한 엄마들이 많아서

아이를 키우면서 공부도 하고 일도 하고 N잡러인 엄마들도 많다.

그런 엄마들을 보면서 나는 왜 하나도 제대로 하는 게 없지. 라는 생각도 들고 부러운 마음이 들 때가 있는데 그러다 문득, '언제까지 부러워하고만 있을래. 너도 할 수 있어! 얼른 시간을 잘 활용해서 해봐.'라고

내가 나에게 하는 말이 머릿 속을 맴돈다.


그래서 지금 이 자유로운 시간, 무엇이든 해보려고 한다.

온 가족이 열심히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보내고 있는 만큼

나도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제 2의 인생을 위해 움직여보려고 한다.


응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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