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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앤쿨 Nov 21. 2024

달리기

달려라 달려라 이 세상 끝까지


오늘도 달렸다.

짧은 몇 분이지만 매일 달린다.


출근하면서 둘째를 유치원에 등원시키는 길.

7시 45분에는 나와야 9시까지 출근을 할 수 있다.

집에서 900미터 떨어져 있는 유치원까지 최대한 빨리 걷는다. 시간을 단축시키려고 다섯 살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아이는 간단한 아침을 유모차에서 먹기도 한다.


나는 그 유모차 손잡이를 러닝머신처럼 잡고

경보 또는 달리기를 한다.

유치원 가는 길에 신호등은 세 번 만나고

초록불로 곧 바뀌는 아슬아슬한 상황이 되면 또 달린다.

아이 등원을 마치고 버스를 타고 내려서도 또 달린다.

1시간 15분 전에 나와도 시간이 아슬아슬해서

출근길에 꼭 한 번은 달린다.


빠르게 걷다가도 낙엽이 예뻐서 찍어본 길

퇴근길에도 다를 바 없다.

오후 7시면 유치원 선생님들도 퇴근하실 시간.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있는 우리 둘째.

1분이라도 빨리 가려고, 

나는 버스에서 내려 또 달리거나 빠르게 걷는다.

그것도 약간의 오르막 길을.

때로는 숨이 턱끝까지 차오르게 뛴다.

빨리 달리려면 팔을 빠르게 흔들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고

팔도 빨리 앞뒤로 움직여본다.


힘겹게 뛰다 보면,

'어이구, 그러게 진작 운전연습 좀 해두지.

그동안 나이 마흔이 되도록 운전 안 하고 뭐 했어?

운전 안 해둔 탓이지 누굴 탓해.'

라는 생각과

'운전 안 하는 덕에 그래도 이렇게 달리기 운동도 제대로 하네. 몸도 마음도 더 건강해지는 느낌이야.

뛸 때 느끼는 건데 몸이 가벼워진 것 같네!

이 참에 요즘 유행하는 마라톤도 한 번 도전해 봐?'

라는 생각이 내 머릿속을 왔다 갔다 한다.


생각이 저울질하지만

그래도 긍정적인 생각으로 좀 더 기울기로 했다.

추워지는 날씨지만 달리니

몸에서 에너지도 나다는 좋은 점이 하나 더 있다.


달리기 하면 꼭 생각나는,

초등학생 시절,

그때 당시 꼭 해보고 싶었던 게 하나 있었는데

그건 바로 운동회 때 반대표로 이어달리기 선수로 나가보는 것이었다.

반을 대표하여, 반 친구들의 환호성을 받으며 넓은 운동장을 달린다는 것.

역전을 하기도 하는 그 짜릿함.

반대표 이어달리기 선수가 너무나 매력적으로 보였으나

나는 달리기를 뛰어나게 하지 못했는데,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해동검도를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

다리에 힘이 생긴 건지 달리기가 빨라졌다.

그 덕분에 6학년 때 한번 반 대표로 계주선수로 나갔었고,

그 당시에 나름 나의 버킷리스트를 하나 이루었다.


달리기는 잘하고 싶은 것 중 하나이기도 했다.


아마 내일도 달릴 것이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매일 달릴 것이다.


무릎이 예전 같지는 않지만

열심히 걷고 달리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머금어야겠다.

열심히 달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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