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년 만에 다시 유럽행.
베를린공대 계절학기를 듣는 아들의 수업이 마무리될 때쯤 합류하는 여정이다.
혼자 해외 여행을 하는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열시간이 넘는 그레이하운드를 타고 캐나다를 횡단할 때도 있었고 유럽소도시를 지도 하나 들고 누비고 다닐 때도 있었고 강에 개가 둥둥 떠다니는 방콕의 3천원짜리 유스호스텔에도 있었는데 여행 자신감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공항내려서 숙소 가는법을 찾고 또 착고 유심은 잘바꿀수 있을까 교통패스를 사는데 카드는 잘 작동할까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은 약쟁이들 소굴이라는데 잘못해서 그길에 가면 어쩌지 걱정이 걱정을 불러오는 상황에 더 영어 귀머거리 벙어리가 되었는데 과연 입국심사는 괜칞은걸까.
1996년 처음 해외여행이라고 영국으로 입국하면서 여행책자에 나온 입국대화를 외웠었다. 6년의 빡센 영어정규과정을 통해 입도 뻥긋못하게 하는 엄청난 교육을 받았음을 말해머해. 왜 왔냐면 트립트립. 얼마나 있을거냐 22데이즈. 마음에 새기고 새기면서 후지기는 매우 후졌던 히드로에 들어섰던 그때 만큼은 아니지만.
그들이 묻는거 같다,와이 어쩌구.
앵무새처럼 마이썬이즈 스타딩 인 베를린!!
머라머라 하는데 안들린다.
다시 새하얘진 머리를 흔들며 마이썬이즈 스타딩 인 베를린! 이라고 늙은이가 불법체류할일 없으니 걱정마 하는 눈빛을 쏜다.
웨얼 알유 어쩌구 하는 것을 보니 도시명을 묻나보다.
한껀 혀를 굴려 베를륀 이라고 하니 왓왓
그냥 한국식으로 베를린.이라니 그제서야 알아듣는다.
진짜 할매가 된 기분이다.
그래도 어찌어찌 호텔을 찾아왔다.
불안과 의심과 걱정으로 빈 전철에서 잘가고있는거지 라며 확인에확인을 하며.
여행은 낙관주의를 필요로 한다.
불안은 여행을 죽이는 암세포.
마이썬이즈 스타딩해서 어쩜 만나면 히윌 가이드할지언정.
내일까지 나는 혼자. 오롯이 낙관성을 획득하는게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