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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바우 May 29. 2022

초대받지 않은 손님

초대받지 않은 손님

 


예의 없는 손님이 또 찾아왔다.

허언으로도 초대한 바가 없건만

그러나 객(客)은 기회를 엿보고 있다가

어느 날 바람처럼 불쑥 찾아와

몇 달째 기생 중이다.


수년 전에는

왼팔에 들러붙어 이태를 괴롭혔다.

이 염치없는 을 내보내려고

무진장 애를 먹었는데

이번 백견(百肩)은 오른팔 방해하여

곱으로 거북하다.


용한 양방을 찾아주사와 약으로 달래 가며

그만 떠나 달라고 살살 얼러보

한의원에서 왕침으로 위협도 해보았으나

얼척 없는 객은 부동의 배포를 가졌다.


떠나기는커녕 잠자리까지 따라다니며

오른팔에 눌어붙어서 돌아누울 때 

잠이 화들짝 놀라 달아날 만큼

이따금 눈물을 쏙 빼놓기도 한다.


이유 없는 존재가 디 있을까

초대받지 않은 손님은 과연 누구인가  


구름 위를 날아다니던 몸이 꽁꽁 묶이고

수많은 인연들과 넘치는 화두로

시간을 잘게 쪼개던 입에 깝치지 말라며

재갈이 물린 오늘

불청객은 혹여 자신이 아었을 


조신하게 살아가는 지혜를 지녀라며

무언의 가르침 주려고 온 손님은

통렬한 고통과 더불어 향기를 덜어내고

어깨 위에 사뿐히 내려앉

오월의 낙화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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