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솔바우 Feb 17. 2023

손가락총 10.19


손가락 총 10.19


갈등과 타협이 끊임없이 반복되지만 

온화한 행복을 그리며 

아름다움 새로이 채워 넣는 지구별 있어 

뭇 생명 포용하는 공간을 찾아 

오래전, 수백만 광년 거리의 안드로메다은하에서

고귀함이 날아와 하나 된 날이 있었다     


하염없이 세월은 흘러  

해방된 어느 신생국의 군 지원자들은 

좌우 없이 허기를 해결하고 

출세도 꿈꾸며 

충성 다짐하는 병사의 길로 나아갔다

하지만 시대의 정의가 갈피를 잃자

세상은 영혼의 침묵을 강요하는 두려움이 

안개처럼 표표히 떠다녔다     


뜬금없이 백주 운동장과 마을 공터에서 

시퍼렇게 날 선 주문이 떨어졌다

황천 불에 담근 벌건 인두가 

집게손가락 끝에 매달려 낙인을 찍으려고 

뱀의 혀처럼 

사유 없는 먹이를 찾아 날름거렸다     


혼돈의 시말이 드러나기도 전에

이데올로기를 허리에 찬 분별없는 총부리가 

사정없이 표적들을 쫓아다녔다

인파 위에서 하얀 울음이 떨어진 자리마다

성난 황소 뿔에 받힌 듯 항변도 못 하고

참담함이 요동치며 엎어지고

도시는 화약내가 너울춤을 추었다     


어느덧 저주의 시간은 퇴색하여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아득한 우주 시간을 넘어 

은하에서 온 고귀한 빛들은 뜨거운 선혈을 기억하며

다시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이 낙원에 

아픔이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하였다


그리고 

바다에 누워 붉은 노을이 되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

여순사건 특별법 제정 의미를 생각하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