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hoamI Aug 23. 2019

2. 내 상사가 노처녀라면?

다들 무사하길

긴 회사생활 동안 직업상 특징 때문인지 주위에 여자 회사 동료들이 많았다. 하긴 대학 전공 시절부터 여자들에게 둘러 쌓인 거 같다. 사회생활이 쌓일수록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노처녀’도 당연히 만났다. 문제는 이 여자가(상사라고 부르고 싶지도 않다 여자라 칭하겠다) 내 상사였었다!


“내가 뭘 잘 못 한 거죠!!! 그런 불지옥일 줄 알았더라면 내 발로 안 걸어갔을 텐데. 왜!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나요!”


면접 볼 때만 해도 괜찮았다. 나이가 믿기 힘들 만큼 관리가 잘된 외모와 커리어가 느껴지는 옷차림. 회사는 그저 생얼에 청바지, 운동화 신고 댕기는 나에겐 그런 모습이 매우 멋져 보였다. 게다가 이 힘든 대행사를 다니면서 대학원까지 다니고 있다니! 와! 얼마나 멋진 상사의 모습인가

(일이 미친 듯이 많은 대행사를 다니며 대학원을 다닌다고 했을 때 눈치챘어야 했다.)


내가 만나본 노처녀들은 두 가지로 나뉜다.

본인의 싱글 삶을 즐기고 ‘결혼’이란 제도에 얽매이지 않으며 남자에게 일에게도 얽매이지 않는 삶. 이에 반면 다른 분류는 ‘결혼’이란 제도에 얽매이고 싶지 않아 그런 말과 척을 하지만 본심은 ‘나도 가능한 한 빨리 결혼하고 싶다’이다. 그래서 남자에게 매우 얽매여서 산다. 썸남 남자 친구의 말 한마디가 인생을 좌우하고 기분을 좌우한다. 이런 분들은 한 명을 진득하게 만나지 못한다. 한 명을 만나보고 자신의 남편감 리스트에 하나라도 하자가 생기면 바로 또 다른 후보자를 만난다.


안타깝게도 나의 상사는 후자였다. 그녀는 굉장히 남자에 목말랐으며 그럼에도 자기가 원하는 배우자의 해당사항에 다 만족해야 했다. 그러니 당연히 일할 시간은 부족했고 심지어 웹디자이너가 포토샵을 제대로 다루지도 못하는 지경이었다. 그 여자의 온전한 관심은 소개팅남, 썸남 그리고 10살이나 차이자는 우리들의 연애 이야기.

아! 우리를 괴롭히는 건 덤이다.


노처녀 히스테리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게 되었다. 그 여자는 회사에서 일을 1도 하지 않으며 하루 종일 메신저 대화나 통화 대학원 과제를 회사에서 했다.  자주 심기가 불편하면 우리들의 작업물이 그 여자의 스트레스 해소용 먹잇감이었다.


“넌 이게 예쁘니?”

“너네 둘이 내 욕 하고 다니니?”

“우리 회사 너보다 더 좋은 직원 뽑을 수 있어”

“이것도 네가 해”


글로 써서 이 정도지... 소리 지르며 짜증 내며 모든 직원이 다 들리도록 모욕감을 주었고, 그걸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때 그 심정을 헤아릴 수 없다. 더구나 나보다 일을 못하는 상사에게 나의 실력을 비하받는 건 기분이 매우 불쾌하다. ‘ 저러고 있어도 저 여자는 나보다 돈 더 벌겠지’ 이 생각이 머릿속이 떠나지 않는다.


그 여자의 악랄한 언행에 결국 수많은 사건사고가 생겼고, 그렇게 그 여자는 회사를 떠났다. 일일이 말하기에 손목이 너무 아프다. 그렇게 그 여자는 떠났지만 어린 나이에 내가 회사를 떠나면 지는 것만 같은 자존심에 악을 쓰고 버텼는데, 헛된 시간인 거 같다. 그 여자의 히스테리와 악담, 모욕을 다 받는 동안 나 스스로는 자괴감과 스트레스로 뒤덮여 갔다.


혹시나 지금 이런 상황에 있는 젊은이가 있다면, 제발 부탁이다. 회사는 많고 많다!

회사보다 돈 보다 내가 중요하다! 당장 떠나라!

작가의 이전글 1. 경력직의 결혼 여부 눈치게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