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hoamI Aug 26. 2019

3.집을 구하나요?자본주의에 살고 있는 게 확실합니다

신혼집 구하기

나도 어쩌다 보니 결혼을 했다. 결혼한 지 1년이 쪼큼 부족한 새댁이다.

결혼 준비는 정말 해야 할 'to do list'가 무궁무진하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게 아무래도 '집'구하기다. 신혼살림이란 게 포크 하나 치약 하나까지도 사야 한다지만, 집은 소소한 소품 같이 인터넷으로 여러 개를 비교하고 가성비가 좋거나 나의 취저! 를 발견한다고 바로 결제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남편은 결혼 전에 혼자 회사 근처에서 자취를 했었다. 그래서 월세도 아낄 겸 겸사겸사 여유롭게 집을 구하자고 이야기가 나왔다.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회사에서 일하며 '네이버 부동산'에 빠져버린 게...

이렇게 재밌는걸 그동안 왜 몰랐을까? 너무 재밌다. 특히나 생생한 거주자들의 후기들이 리얼하다.


거주자들의 후기에서 주민들끼리 싸우는 경우도 허다하다. 대체적으로 살고 있는 한 분이 정말 생생 리얼로 후기를 썼더니, 집값 떨어진다는 대댓글이 줄을 선다. 정말 집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집값은 이 정도로 중요한가... 의문이다.


우선 둘의 출퇴근을 고려하여 동네를 추렸다. 그러고 우리 가격 범위를 정하고 한 부동산에 가면 그 동네 우리가 원하는 가격대 집을 보여주신다.


몇 동네를 돌아보니 부동산 중개업자들의 방식이 있다.

- 첫 번째 집: 가격대에 맞는 집을 보여준다 ( 하지만 기본 돈 자체가 작기에 어딘가 허술하다)

- 두 번째 집: 가격대에서 무리하면 구 할 수 있는 돈이 플러스된 퀄리티 좋은 집을 보여준다 (돈 몇천만 원 차이로 집의 퀄리티는 상당히 바뀐다)

-세 번째 집: 가격대보다 아주 쪼큼 저렴한데 도저히 살 수 없는 집을 보여준다 (귀신이 나올 것만 같다)


이 셋만 고려하면 좋으려 만, 돌아다니다 보면 우리가 가진돈으로는 ‘역세권’에 도저히 살 수 없다는 걸 깨닫는다. 아... 걸어서 지하철 역을 가기 위해서 이렇게 많은 돈이 필요했다니...


조금만 더 돌아다니다 보면 역세권이 문제가 아니다! 나의 바람은 나보다 젊은 아파트에 살게 해 주세요. 제발!이었다. 신의 존재를 믿지도 않는 내가 많은 신을 찾았었다.



집값은 정말 돈과 퀄리티의 관계가 투명하다. 지하철역에서 멀어질수록 가격은 내려가고, 평지에서 경사로 산으로 오를수록 가격이 내려간다. 게다가 아파트 연식이 오래될수록 가격도 내려간다.

교통뿐이 아니다 일명 ‘로열층’이냐 아니냐, ’ 리모델링’이 되어있냐 아니냐, ‘남향’이냐 아니냐 정말 금액을 가르는 건 한두 개가 아니었다.



집을 볼 수록 돈을 많이 벌어야 하는구나... 서울에서 내 집 마련한다는 게 이렇게 힘들구나, 그 와중에 스쳐가는 내 월급을 생각하면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지 엄두도 안 난다. 이래서 어른들이 공부 잘하라고 하신 건가...


나름 정직하게 성실히 내 밥값을 하며 열심히 살아왔다 자부했는데, 월급을 받으면 꼬박꼬박 세금도 지급했다. 그게 무슨 소용인가... 집값 앞에서는 너무 초라해진다.


아직은 평생 한 번 만져볼까 말까 한 돈으로 그것도 대부분의 빚으로 집을 사서 평생 대출의 노예가 되어 사는 게 맞는 걸까? 그 돈으로 더 값지게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직도 해답을 모르겠다.





작가의 이전글 2. 내 상사가 노처녀라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