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 장 짜리 튀르키예 여행 (여백6)
이스탄불 사람들은 아마도 본인의 몸뚱아리가 자동차 따위보다 훨씬 튼튼하다고 생각하는 게 틀림없다. 그러지 않고서야 저렇게까지 당당하게 신호를 무시하고 다닐 수가 있을까. 자동차가 지나가는 길에 일단 발부터 들이대고 건너기 시작하기 일쑤다. 심지어는 트램이 다가오는데도 신경쓰지 않고 겅중겅중 걸어간다. 대중교통 따위는 감히 나를 해칠 수 없다고 웅변하는 것처럼.
그들에게 신호등 없는 길은 자유보행구역이요, 붉은 색 신호는 빨리 건너라는 의미다. 그럼에도 워낙 머릿수가 많은 탓에 자동차들이 이겨낼 도리가 없다. 그저 경적이나 울려대는 수밖에. 그래서 오늘도 보행자들은 연전연승을 거둔다. 튀르키예 형님 누님들의 저런 대범함(?)은 정말이지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