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순간 뒤에 수많음 귀찮음
며칠 전부터 계속해서 맴도는 생각이 있었다.
'하루 하루를 살아내는 건 귀찮음에 저항해 나가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
우리는 건강할 때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숨을 쉰다.
우리의 폐는 공기를 들이쉬고, 내쉰다. 인지적이거나 의식적인게 아니고 자율신경이 알아서 숨을 쉴 수 있도록 우리 신체 기능을 모두 컨트롤해준다.
그런데 건강이 안 좋아지고 몸이 아프고 숨을 쉬는게 힘겨워진다면...?
힘들더라도 어렵더라도 숨을 들이쉬고, 내쉬고 버티다가... 나중에 그 버텨내는게 힘들어지는 순간,
그 힘겨움을 놓고 싶어지는 순간, 더 이상 숨을 쉬는게 귀찮다고 느끼는 순간...
'숨 쉬는게 귀찮아서 그 숨의 끈을 놓으면 죽는건가...?'
하루를 살아내기 위해서 우리는 정말 많은 일들을 한다.
아침에 일어나 눈을 뜨고, 밥을 먹고, 경제활동을 하고 청소를 하고, 운동을 하고, 화장실을 가고 씻고, 또 잠에 든다. 정말 그냥 기본적인 것들만을 나열해도 이렇게나 많은 일들을 해낸다.
요즘 인테리어에 관심이 조금 생겨, 오늘의 집에서 예쁘게 인테리어가 된 집을 구경하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저 사람은 저렇게 집을 꾸미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것들을 보고, 생각하고, 매칭해 보고, 제품을 구매하고 실패도 해보고, 다른 제품을 사고... 저 예쁜 집을 완성한걸까...? 내가 보는 저 결과물 뒤에 얼마나 많은 귀찮은 일들이 있었던걸까?'
세상에는 귀찮은것 투성이다.
이불 하나를 고르려고 해도, 리뷰도 읽어보고, 내 방의 컨셉에 맞을지 시뮬레이션도 해보고, 완충제의 성분도 찾아보고, 가성비도 따져보고, 그 모든걸 다 해낸 후에 판단을 하고 결정을 한다.
멋진 순간 뒤에는 수많은 귀찮음을 이겨낸 저항들이 있다.
꼭 멋진 순간이 아니더라도 그냥 살아낸 그 하루 안에는 귀찮음을 이겨낸 수많은 순간들이 있다.
일할때도 매순간 그런 느낌을 받는다...
귀찮은데....?
그 순간의 감정이나 느낌을 이겨내야 한다.
귀찮지만 한번 더 찾아보고, 검토해보고, 제품을 업로드 해보고 소비자의 반응도 보고,
결과물을 정리도 해보고, 그렇게 해야만 성과가 난다.
그게 그냥 하루를 살아가는 방법이고, 우리가 인생을 채워나가는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성공한 사업가나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연예인이나, 우리 엄마나 아빠나 내 옆의 친구나 나나 모두가 그 귀찮음에 대항하고 저항하며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어떤날은 그 저항이 심해서 아무것도 하기 싫기도 하고 우울하기도 하고, 어떤 날은 그 저항이 심하지 않아 술술 잘 풀리는 듯한 느낌을 받고 성취감도 느낄 것이다.
'저항'의 사전적인 뜻
[명사]
1. 어떤 힘이나 조건에 굽히지 아니하고 거역하거나 버팀.
2. 주가의 오름세가 매도 세력에 의하여 견제되거나 멈추는 일.
3. 물체의 운동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 힘.
'저항'이라는 단어가 조금은 강한 단어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냥 귀찮음에 저항하는게 하루를 살아내는 자연스러운 방법이라고 생각하면 조금은 편해지는 것 같다.
겪어야 하는 일이고, 문득 문득 귀찮을 때 멈추거나 귀찮지 않은 일들을만을 찾는다면... 발전은 없겠구나.
귀찮음에 지는 순간 내 세상은 멈추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겠구나.
가끔은 인생을 이끌어 나가야 하는 모든게 버겁고 무겁고 귀찮게 느껴질 때도 있을 것이다.
- 집에 깔려있는 대출금을 한 달 한 달 갚아내는 가장
- 월급으로 한 아이를 성인까지 키우기 위해서 아둥바둥 몸을 이끌고 회사에 나가는 아빠
- 사업체의 자금력을 키워 직원들 월급을 줘야하는 사장님
- 한 아이를 심적으로, 지적으로 신체적으로 건강하게 키워내기 위해 애쓰는 엄마
- 이제 막 사회에 나와 자리잡기 위해서 애쓰는 취준생
모두가 우리의 모습이다.
매일 매일 귀찮은 순간들을 이겨내는 우리의 모습이다.
귀찮은 순간들이 없다면, 멋진 순간도, 온전히 하루를 살아내는 나는 없을지도 모른다.
저항하는건 반대급부가 있기 때문에 원래가 힘든거다.
인생은 원래 그런건가보다.
귀찮지 않고 모든 일이 술술 잘 풀리는 그런 인생 따위는 없다.
그러니 그러려니 하면서 오늘도 잘 살아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