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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흰건반검은건반 Nov 28. 2022

나누는 사람이 더 행복한 '산타샘'

올해 만난 아이에게 쓰는 편지

사람들은 직업을 가지면서 소득을 얻고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며, 그리고 사랑을 나눈다. 선생님이라는 직업은 사랑을 나누기에는 정말 좋은 직업이다.


선생님들의 사랑이 모여서 크리스마스에는 빛을 발하는 행사가 있다.

바로 '산타샘'이다. 선생님들이 모인 카페에 어느 마음이 따뜻한 선생님께서 함께 보육원에 선물을 보내자고 의견을 올리셨고, 많은 분들이 동의했다. 열심히 봉사해주시는 스텝 선생님들께서 보육원이나 복지시설의 아이들과 선생님을 1대 1로 매칭 했고, 스텝 선생님들께서 3~5만 원 정도의 아이들이 원하는 선물을 받아 비밀 댓글로 선물을 준비해주실 선생님들께 전달했다.

내가 '산타샘' 활동에 처음 참여한 것은 7년 전의 일이다.

매칭이 된 아이는 18세의 여고생이었다. 아이는 스킨로션 세트를 받고 싶어 했고, 나는 정성스럽게 포장하여 손 편지를 써서 보냈는데, 준비하는 과정에서 뭔가 따뜻한 일을 했다는 느낌과 마음의 행복이 퍼지는 것을 경험했다.  

매년 신청을 이어갔다. 아무리 바빠도 꼭 참여하려고 애썼다. 꽃도 넣고 과자도 넣었다.

그리고 손편지도 썼다.

 

올해도 놓칠 뻔했는데, 기적처럼 매칭이 되었다.

이번에 나에게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러 온 아이는 18살 여학생이다.

검은색 버킷햇을 갖고 싶다고 한 아이였다. 잠시 동안, 편지를 쓰기 위해 이 아이의 마음속으로 들어가려고 노력했다.

이제 성인이 되어가는 길목에 있는 아이에게 편지를 써야 하기에 세 가지를 생각하며 편지를 썼다.

1. 절대 동정, 충고, 걱정하는 표현은 써서는 안 된다.

2. 이 편지를 읽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힘을 주는 편지여야 한다.

3. 누구에게나 세상은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자.



미미(가명)아! Merry Christmas!

이렇게 편지로 나마 만나게 되어서 정말 반가워!

요즘 미미의 하루하루는 어떠니?

선생님이 18살 때를 돌아보면 마음이 폭풍이 지나가는 것처럼 기뻤다가 슬펐다가 외로웠다가 그랬던 것 같아.

당연히 그 시기엔 모두가 다 그렇지!!

더 어른이 되고 나면 괜찮아진단다.

나도 그때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더라구.

친구들도 가까이 있지만 내 마음을 몰라주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랬지.

미미는 어떠니? 그래도 주변을 보면 미미를 응원해주고 아껴주시는 분들이 분명히 있을 거야! 누구에게나 앞으로 만날 세상은 만만하지 않단다.

그래도 미미는 씩씩하게 잘 해낼 수 있을 거라 믿어!


요즘 미미는 여유시간 어떻게 보내니?

혹시 좋아하는 연예인은 있니?

선생님은 스맨파의 '저스트절크'에 푹 빠져있단다

미미도 시간 나면 유튜브로 저스트절크의 메가 크루 미션을 보길 추천해!

기분이 신기하게 좋아진단다.

영제이도 19살에 댄스를 시작했대!

미미도 자신이 진짜 좋아하는 것을 찾고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달려가고 있으면 좋겠구나!

미미가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면서 토닥토닥 스스로를 안아줄 수 있게 건강하게 자라길 선생님은 멀리서 응원하고 있을께!

선생님이 색조화장품을 쪼끔 넣었는데 이제 숙녀가 된 미미가 화장해보며 기분이 좋아지면 좋겠구나!

미미야!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

그리고 행운 가득 담아 보낸다!

앞으로 미미에게 좋은 일만 생겨라~~~ 수리수리 마수리~~ 얍!!


2022.11.28

멀리서 미미를 응원하는 산타샘이♡



쓰고 나니 너무 선생님 같나? 싶기도 하다. 하지만 쓰면서 아이를 응원하는 마음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 네가 어떤 아이인지 모르지만 정말 씩씩하게 세상을 마주할 준비를 잘하고 있으면 좋겠구나!

올해도 바쁘고 힘들고 지쳐있었다.

하지만, 산타샘 선물과 편지 덕분에 행복해졌다.

역시 나눔을 받는 사람보다 나누는 사람이 더 행복해진다.

앞으로 살아가는 시간동안 나를 위해 나누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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