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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흰건반검은건반 Apr 22. 2022

알프레드 시슬레의 풍경화를 만나다

반해버렸어, 시슬레의 그림에

학교에서 맡은 문화예술 사업으로 아이들이 감상하면 좋은 클래식과 명화를 100개씩 골라 아이들이 감상하게 편하게 하는 업무를 맡게 되었다. 처음에는 앞이 캄캄했으나, 내게도 도움이 되는 일이라 믿으며 클래식과 명화를 찾기 시작했다. 벌써 두 달째 클래식과 명화에 빠져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주 업무이니 이 일에만 매달릴 수도 없었다. 그래서 더 오래 걸렸다.


클래식의 선정도 어려웠지만, 특히 명화에 무지했던 터라 명화를 선정하는 것은 클래식을 선정하는 것보다 몇 배로 힘들었다. 20대에 유럽여행을 갔고 오르세 미술관, 루브르 박물관, 현대 미술관, 바로크 박물관, 내셔널 갤러리 등등 미술관에 참 많이도 가서 그림들을 보았으나, 그곳들은 참 넓었다.

 커다란 그림을 어떻게 그렸을까!

그림이 정말 다!

다리가 아프군!

지금은 이런 기억 들만 았으니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아니다, 그러고 보니 내셔널 갤러리를 감상하며 좀 아는척하고 싶어서 르누아르의 그림이 내 취향이라고, 같이 내셔널 갤러리를 보게 된, 영국 민박집에서 만난 동갑내기 남자 친구에게 했던 것 같다.

사실은 여행 후에도 그림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이런 내가 아이들에게 추천할 명화를 100점을 선정해야 했으니 공부를 해야 했다.

먼저, 명화를 선정하기 전, 공부를 위해서 책을 두권 빌렸다. < 할아버지가 꼭 보여주고 싶은 서양 명화 101>이라는 책, 그리고 <통합교과 지식 100-명화 편>그리고 네이버 지식 백과에 있는 <죽기 전에 봐야 할 명화 1001점>이다. 이렇게 한 달을 공부했다. 내가 반 고흐를 좋아한다고 해서 반 고흐의 작품만 고를 수는 없었다. 그리고 어찌나 명화에도 누드화가 많은지, 아이들의 정서를 고려해서 몸이 조금이라도 사실적으로 그려지면 제외해 달라는 동료 선생님의 의견을 들어 <풀밭 위의 점심식사>, <최후의 심판>, <천지창조>, <옷을 벗은 마야> 같은 명화도 제외했다. 그리고 한국 화가들의 그림들도 넣어서 선정했는데 친일 활동을 한 화가들의 작품을 빼느라 역사공부까지 해야 했다. 힘들고 지쳤지만, 그래도 영상 작업을 하며 뿌듯한 마음도 있었다.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가 되리라 믿었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가 본다고 생각하며 정성스레 만들었다.


4학년이 감상할 작품을 고르다가, 풍경화 멋진 것을 하나 찾아 넣어야지 하며 풍경화들을 검색했다. 그러다가 발견한 작품은 '알프레드 시슬레'의 작품들이었다. 크게 유명한 작품도 없어서 내가 구입한 책에는 소개도 되어있지 않는 화가였다. 그래도 100선 중에서 명화 하나쯤은 소개할만한 그림이다 싶어서, 어떤 그림을 넣을지 찾아보는데 그림 하나하나의 풍경이 아름다워 놓칠 작품이 없었다. 자연의 색깔을 너무도 잘 담아내어 감탄했다고나 할까.

시슬레는 모네와 르누아르와 같은 화실에서 공부했다고 한다. 친구들이 너무 그림도 잘 그리고 특히 모네는 해돋이를 그리며 인상주의 화가로서 주목을 받았고, 워낙 풍경화에서 유명해서 시슬레는 사후에 인정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모네보다 화려하게 색채를 쓰지 않았고, 최대한 자연 그대로의 색채를 사용하려고 노력한 화가였다. 풍경화를 많이 그리고 별다른 시도도 하지 않은 재미없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정물화나 인물화를 그리지 않고 꿋꿋하게 풍경화만 그려내었다는 점이 너무 맘에 들었다.  

그림들이 다 너무 예쁘다. 꼭 이 풍경 속에 내가 앉아있는 것 같다. 그러고 보면 나는 활달한 것 같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시슬레처럼 자기만의 길을 가는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나 보다.

딱 한 작품을 골라 소개하고 싶은데 어떤 작품을 소개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그야말로 다 내 취향이다.

누가 좀 이 그림이 제일 좋다고 골라주면 좋겠다.

제일 유명한 그림을 찾으니, 바로 이 모레의 교회, 모레의 다리 그림이다.  모레는  지역 이름이다.

하늘색이 어쩜 이렇게 이쁠까!

모레의 다리, 너로 정했어!

100개의 그림을 선정하다가 시슬레를 처음 알게 되었는데, 나는 그의 그림에 반해버렸다.

내가 2005년 유럽에 갔을 때, 분명 시슬레 그림을 직접 봤을 텐데 그때는 왜 몰랐을까.


https://youtu.be/vhULvlg9Tq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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