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노래는 어떻게 아니?'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제 취향이에요.저 80~90 한국가요 매니아잖아요.'
아이돌만 좋아하는 줄 알았던 작은아이가 푹 빠져 즐겨 듣던 노래는 1988년 mbc방송국 스페셜 드라마 '샴푸의 요정'의 삽입곡으로 그룹 '빛과 소금'이 부른 노래 동명의 주제가입니다.그 당시의 음악으로는 매우 세련되고 약간재즈풍의 프로그레시브 한 음악인데 드라마보다 주제가가 더 히트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하루는 작은애가 여름방학 동안 아르바이트하는 곳에서 같이 일하는 한국인 오빠가 좋아하는 가수를 묻길래 '빛과 소금'이라고 했더니 복음가수냐고 묻더랍니다.
최초 3명으로 시작해 박성식과장기호의 2명으로 구성된 '빛과 소금'은 사실 김현식과 '봄 여름 가을 겨울'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기타의 김종진, 드럼의 전태관 그리고 건반의 유재하와 함께 최고의 실력을 갖췄던 그들은 김현식의 병마와 탈퇴로 김종진과 전태관이 이끄는 '봄 여름 가을 겨울'과 박성식, 장기호의 '빛과 소금'으로 헤어졌습니다.
왼쪽부터, 장기호, 김종진 그리고 박성식 (출처: Google)
'봄여름 가을겨울' 시절 김현식의 명곡 '비처럼 음악처럼'을 만들 만큼 작곡에 뛰어난 박성식은 1988년 드라마에 사용될 주제가를 만들게 되는데 이 곡은 드라마보다 더 공전의 히트를 하게 됩니다. '봄여름가을겨울'과 '빛과 소금'의 이야기를 하다 보니 먼저 떠난 친구 유재하와 전태관의 모습이 희미한 기억 속에서 떠오릅니다. 유재하가 사고로 세상을 떠난 것이 37년 전 일이니 살아있을 때 마지막으로 만나서 함께 한 때의 나이보다 더 많은 세월이 지나버렸습니다. 그런 세월의 모습은 얼마 전 유튜브에서 샴푸의 요정을 연주하고 부르던 '빛과 소금' 박성식과 장기호를 반가운 마음으로 보면서 저또한 그세월을함께 했다는 사실을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이곡을 이미 잘 아시는 분도 있겠지만 깊어가는 여름밤 유튜브나 음원을 통해 감상하시며 약간은 몽환적인 느낌을 가져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