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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풀여진 Oct 10. 2023

28일간 나의 해방일지

미소

  최근 요가할 때 촬영을 자주 하는 편이다. 그래서 내 모습을 확인하게 되는데 나도 모르게 종종 미간을 찡그리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나름대로 그냥 눈만 감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보니 미간을 찌푸리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내가 보아도 웃는 모습이 훨씬 더 보기 좋고 예뻤다. 승무원으로서 사실 미소를 띠고 있는 것이 중요한 업무 중 하나였지만 나는 잘 웃는 승무원은 아니었다. 표정을 숨길 수 없는 편이었기 때문에 화나는 모습만 승객에게 보이지 않아도 성공이라는 생각으로 입을 꾹 다물고 거의 무표정으로 기내에서 근무했던 기억이 난다. 진심으로 활짝 웃기보다는 비즈니스 미소를 장착했다고나 해야 할까.


그런데 요새 특히 아이들과 함께 있을 때 나도 모르게 활짝 웃게 된다. 아이들의 모습이 귀엽고 말과 행동 하나하나가 웃음 짓게 한다. 그전에는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특히 남편의 어이없는 행동에 화가 나기도 하고 웃음기 전혀 없는 리액션을 자주 보였는데 요새는 남편의 실없는 행동에도 그저 웃음으로 반응한다. 남편이 그전에는 내 눈치를 많이 보는 편이었는데 지금은 남편도 나를 조금 더 편하게 대하는 것 같다.


  너무 진부한 표현이지만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것이라는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이 말이 참 와닿는다. 운전을 할 때도 예전에는 자주 화나고 짜증이 올라왔는데 이제는 종종 웃으며 조금은 더 편안하게 반응을 하는 나를 발견한다. 물론 매번 그런 것은 아니지만 조금씩 의식적으로 나의 반응이 변하고 있음이 느껴진다. 내 마음이 조금 더 편해지기 위해서 나는 경직 대신 웃음을 택하고, 의식적으로라도 더 자주 웃는 만큼 그 선택이 조금씩 더 쉬워질 것이다. 나에게 웃음이란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나에게 보내는 따뜻함이다. 내 마음이 차가워지려 할 때 그 마음이 굳어버리지 않도록 도와주는 따뜻함. 결국 세상에게 보내는 미소는 나 자신에게 보내는 미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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