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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ny Oct 23. 2021

종이컵처럼 산다는 것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30대를 맞이하여 지금의 나는 이전보다 조금 더 무게감 있고,

파급력이 큰 연쇄적 의사결정의 시작점 앞에 서있는 기분이 든다.  


   

우리는 매 순간 선택의 기로에 선다.

내 인생을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더 나은 선택을 하고자 답이 없는 문제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생각하고, 결정을 내린다. 과연 이러한 고민의 순간들과 여기서 파생된 의사결정의 과정은 정말로 의미 있는 행동일까?



밀란 쿤데라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우리의 삶을 이렇게 바라본다.  

"한 번은 중요치 않다. 한번뿐인 것은 전혀 없었던 것과 같다. 한 번만 산다는 것은 전혀 살지 않는다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우리의 인생은 단 한번뿐이고, 시간을 돌이킬 수 없기 때문에 그 자체로 의미가 없고 가벼운 것이라고 한다.

마치 일회용 종이컵처럼 지금 어떻게 쓰이던 다시 쓰이지 않고 그대로 버려지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 인생이 한 번 쓰이고 버려지는 일회용 종이컵과 같은 인생이라면 이런 고민을 하는 것이 진정 의미가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종이컵의 왼쪽에 입을 대고 마실지 오른쪽에 입을 대고 마실지 따위의 고민과 의사결정은 시간낭비일 뿐이다. 종이컵은 어차피 구겨져서 쓰레기통에 넣어진 채 다시는 누군가의 입에 닿지 않을 테니 말이다.



우리의 삶은 돌이킬 수 없고 반복되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할지 저렇게 할지, 고민하는 것의 결과는 그 어디에도 내려앉지 못한 채 의미 없이 허공에 흩날리다 사라질 뿐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우리의 인생은 참으로 가볍다.

46억 살이라는 지구의 시간 속에서 우리의 100년과 우리의 100년 속에 10분 남짓한 종이컵의 시간이 아무런 차이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듯이.



생각보다 우리의 수많은 고민들과 불행과 고난의 시간들은 그렇게 무겁지 않았었을지도 모르겠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찰리 채플린의 말처럼.




Nothing's Gonna Hurt You Baby - Cigarettes After Sex

https://youtu.be/QI8VrXkffc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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