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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루스트 Oct 05. 2024

'돌돌트'라는 함정에 빠지다

예비맘에게 스토케 트립트립이란

 스토케 트립트랩 카드 청구할인 핫딜


왕복 1시간을 운전해 상품권을 바꿔왔다

핫딜과 당근 키워드 알림만 노리는 요즘. 스토케 트립트랩이 핫딜로 떴다는 맘카페 게시글의 제목을 본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안 그래도 가격 때문에 망설이며 벼르고 있었는데 그런 스토케가 핫딜이라니! 게다가 이번에 핫딜이 뜬 사이트는 최근에 임신 선물로 받은 백화점 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이었다. 상품권을 쓰면 그래도 사볼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사야 돼! 당장 결제버튼을 누르고 싶었지만 상품권 일부는 집에 있고, 나머지 일부는 모바일로 받은 터라 이마트에 가서 실물 상품권으로 바꿔와야 했다. 핫딜을 인지한 시간은 오후 8시. 이마트까지는 편도로 약 35분 정도가 걸렸다. 몹시 흥분한, 하루가 다르게 배가 불러오는 26주 임산부인 나는, 일하고 있던 남편에게 얘기하고 밤길을 달려 이마트에 다녀왔다.


남편에게 지금 이마트에 갔다 와야겠다고 얘기하며 "나 좀 이상해 보여?(나 좀 미친 사람 같아?)"라고 물으니 남편이 그렇다고 했다. 그렇다. 나는 흡사 트립트랩에 '미쳐' 있었다.

사진. 스토케 트립트랩 제품 사진


나는 트립트랩에 미쳤다

스토케 트립트랩을 아는가? 안다면 예비맘 또는 육아맘이거나 적어도 몇 년 내 태어난 조카는 있는 사람일 것이다. 스토케 트립트랩은 엄마들 사이에서 핫한 하이체어 브랜드명이다. 스토케는 트립트랩을 신생아 시기부터 성인 때까지 사용할 수 있는 '평생 의자'라고 홍보하고 있다.


의자 자체는 30원대이지만 신생아 시기에 사용할 수 있는 '뉴본세트', 그 이후 사용할 수 있는 '베이비세트'와 '트레이' 등을 포함하면 금액은 80만 원대로 훌쩍 올라간다. 혹자는 필요한 것을 따로따로 사는 것보다 옵션만 사면 트립트랩으로 해결할 수 있어 더 경제적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또한, 돈만 있다고 당장 살 수 있는 게 아니다. 인기 색상인 내추럴과 화이트워시는 지금 주문하면 내년 3~4월 이후에 순차 출고될 예정이다. 의자 하나 사는 데 적어도 6개월은 기다려야 한다는 말이다. 인기 색상뿐만 아니라 그 외 색상도 당장 받기는 힘들다. 현재 기준, 12월 이후 순차 출고 예정으로 2개월 이상 기다려야 한다.

사진. SSG닷컴 스토케 트립트랩 상품페이지


위에서  말한 뉴본세트는 또 어떤가. 신생아부터 생후 4~6개월 간 사용할 수 있는 뉴본세트도 현재 입고 지연으로 주문 확인 후 순차 출고될 예정이다. 의자를 살까 말까 고민하는 순간, 의자를 받는 시기가 점점 더 뒤로 미뤄지는 것이다.


그런 의자가 무려 핫딜로 나왔고 인기 색상인 내추럴도 선택할 수 있었다. 게다가 나는 이번 달에 샀는데도 무려 10월 중 순차 출고 예정이라고 하여 빠른 배송까지 기대하고 있다. 이러니 내가 흥분할 수밖에!


하이체어계의 아이폰, 어쩌면 엄마의 사치품

이 의자가 인기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사실 예뻐서다(물론 자세 교정, 엄마의 편리성 등 기능적인 이점도 있다). 비싸고 예쁜데 기다려서 사야 하는 물건. 어디서 들어본 적 있지 않은가? 그렇다. 이건 흡사 엄마의 사치품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스토케 트립트랩의 별명은 '돌돌트(돌고 돌아 트립트랩)'이다. 만일 트립트랩을 사고 싶지만 비싸서 대체품을 찾았을 때, 그 대체품이 성에 차지 않으면 '이게 다 트립트랩을 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될 것 같았다. 나는 돌돌트라는 함정에 빠지고 만 것이다.


트립트랩을 사는 이유는 댈 필요가 없지만, 트립트랩 대신 다른 제품을 고를 때는 트립트랩과 비교하며 스스로 이유를 찾아야만 했다. 트립트랩을 사지 않으면 경쟁에서 지는 것 같은 기분마저 들었다.

(왼쪽부터) 스토케 트립트랩 구매내역, 스토케 트립트랩 뉴본세트 배송지연 안내 문자


그래서 일단은 트립트랩을 선택하기로 했다. '이렇게 나도 극성맘이 되는 건가'하는 생각에 스스로 놀라기도 했다. 하이체어는 트립트랩을 선택한 대신, 남은 육아용품은 더 현명하게 세이브하는 현명맘이 되어야겠다. 벌써 라방, 핫딜 그리고 당근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젖병세척기와 젖병소독기도 사고 싶었지만, 일단 식기세척기로 대체해 보기로 한다.


주변의 소중한 사람에게 아기용품을 선물해야 한다면 스토케 트립트랩을 고려할 수 있다. 의자 단품 30만 원대, 의자+베이비세트+트레이 60만 원대, 의자+베이비세트+트레이+뉴본세트 80만 원대로 이 정도 금액까지 부담할 수 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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