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김채원 Che Kim
Dec 22. 2022
회사 내에서 당신을 팔아라.
[직장 20년 차 김프로생존기]8. 사내 경력관리
경력관리란 개인의 경력계획에 대해 체계적인 준비, 실행, 모니터링 등의 활동을 통해 구성원이 현재와 미래에 필요한 업무능력을 개발하며, 조직이 구성원을 적극적으로 후원 관리하는 것을 뜻한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제목을 ‘사내’ 경력관리라고 이름 지었는데 그렇다면 ‘사외’ 경력관리와 ‘사내’ 경력관리의 구분은 어떻게 하는가?
가장 간단하게 구분할 수 있는 것은 당신이 ‘이력서’라든가 ‘Cover Letter’라는 문서의 형태로 관리하여 보여주는 Hard Skill형태의 경력의 관리를 ‘사외’ 경력관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며, ‘평가이력’이나 암묵적인 조직원들 간에 전달되는 Soft Skill 위주의 경력의 관리를 ‘사내’ 경력관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여기서 사외 경력관리는 이직을 하거나 할 때에 좀 더 유용한 것이라면 사내 경력관리는 현 조직 내에서 승진을 하거나 하는데에 좀 더 유용한 경력관리가 되겠다. 내 전체 글의 주제가 직장생활에서 살아남기이므로 사외 경력관리보다는 사내 경력관리에 좀 더 치중한 이번 장의 주제에 초점을 맞춰서 글을 써보도록 하겠다.
구체적으로 사내경력관리와 일반적인 경력관리의 차이가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 보자. 일반적인 경력관리는 사외 경력관리에 가까우며 그 경우 내가 어떤 일을 했고 어떤 경험을 해서 어떤 역량을 키웠는지에 따라 나의 업계에서의 가치를 높이는 데에 중심을 두고 있으며 그 결과에 따라 나의 직업인으로서의 ‘시장가치’를 높이는 것이 그 주목적이다. 반면에 사내경력관리는 내가 몸담은 소속 조직에서의 평가자들 즉, 나의 상사들이나 또는 나의 동료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대한 것이 주요 관심사이며, 이에 따라 나의 사내 영향력을 확대 또는 강화하고 내가 현재 직장 내에서 발전할 수 있는 가치를 개발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팀 내에 중요하고 어려운 일이 발생했을 때 팀장이나 동료들이 가장 먼저 찾는 사람이 되는 것이 사내 경력관리의 성공의 반증인 것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단순히 좋은 업무를 맡았던 경험이나 좋은 역량을 갖고 있는 것뿐만 아니라 협업에 대한 태도 또한 팀장이나 동료로부터 높게 평가받아야 가능한 점이 사외 경력관리와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외 경력관리에서는 아무래도 ‘태도’ 같은 암묵지 성격의 정보에 대해서는 Reference Check 같은 임시적인 방법으로 확인을 하려고 하겠지만 아무래도 완전하지 못한 반면에 사내에서는 이러한 정보도 모두 완전공개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 보면 사외 경력관리보다 사내 경력관리 쪽이 좋은 평가를 얻어내기가 더 어려운 조건으로 볼 수도 있겠다. 사실 인재관리 측면에서 능력은 평가하기가 상대적으로 쉽고 파악하기가 태도에 비해서 쉬운 편으로 사외 경력관리에서는 검증이 쉽지 않지만 사내 경력관리 상에서는 태도라는 요소가 흔히 중요한 결정인자로 작용을 하기 때문에 좋은 태도를 조직 내부에서 인정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 사내 경력관리인가?
오래된 딜레마인 스페셜리스트? vs 제너럴리스트? 의 퀴즈로부터 이 주제를 이야기해보도록 하자. 먼저 나의 답을 이야기해 주면 ‘그때그때 다르다’이다. 당신이 다니는 직장의 성격과 부서의 성격등에 따라서 그리고 당신의 능력여하에 따라서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일괄적으로 주기는 어렵다. 어떤 직장이나 산업의 경우 전문가 집단을 좀 더 우대하는 반면에 어떤 경우에는 제너럴리스트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스페셜리스트와 제너럴리스트 간에 어느 쪽이 더 우월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대체로 직장 경력 초기에는 스페셜리스트를 지향하여 당신이 소속된 조직의 특화된 역량을 체화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과장 무렵 (최소 5년 이후)부터는 조직 사이를 아우를 수 있는 정도의 제너럴리스트 역량을 키우기 시작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겠다. 먼저 이야기했듯이 이것은 직장과 부서별 성격에 따라 다른데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당신이 기술 기반의 회사에 있고 R&D 부서의 연구원이라면 내가 위에서 설명한 것에 비해서 훨씬 오래 지난 후에야 제너럴리스트로서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 맞을 것인데 당신의 역량이 뛰어나다면 또한 그보다 더 빠른 시기에 제너럴리스트로써 역량을 발휘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생각이 된다. 하지만 위에 이야기한 것을 스페셜리스트 시기와 제너럴리스트 시기가 따로 있는 것으로 오해하지는 말아 주기 바란다.
또 한 가지는 사내 진급은 꼭 빨라야 좋은가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흔히 우리는 진급에 누락이 되면 실망을 하고, 발탁승진 등 빠른 진급을 한 동료에게는 부러움 찬 시선으로 바라보고는 한다. 물론 정상적인 타이밍에 승진을 해야 월급도 오르고 승진을 할 수 있는 폭도 더 높아지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당연히 진급이 빠른 것이 좋다. 하지만 진급이 늦은 무대리는 그저 실망만 하고 있어야 하는 것일까? 내 대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왜냐하면 승진이 빨랐던 젊은 김 부장은 그만큼 더 젊은 나이에 더 많은 스트레스를 겪어야 하고 만년 대리 무대리는 그만큼 적은 스트레스만을 감당해도 되기 때문에 서로 장단점이 있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요즘 젊은 세대들 사이에 임원 편( 5편을 참고해 주시기 바란다)에 나왔듯이 빠른 임원 진급보다 더 길게 가는 것을 선호하는 분위기도 일부 존재하고 너무 빨리 임원이 되었다가 회사에서 퇴장하는 것보다 천천히 긴 부장시기를 가져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수 있다. 실제로 이미 2000년대 초반 내가 대학원 졸업반이었을 때에 어떤 기업의 설명회에서 인사팀 직원이 ‘저희 임원 중에는 40대가 거의 없고 이게 장점입니다. 적어도 50대까지는 후배한테 밀려서 회사를 나가는 일이 없다는 뜻이에요.’라고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마지막으로 사내경력관리가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도록 하자. 예를 들어 무대리나 만년부장 김 부장의 경우에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즉, 진급에 지속적으로 누락되는 경우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자. 대체 왜 때문에 당신은 남들과 다르게 제때 진급을 하지 못한 것일까? 몇 가지 중요한 이유가 있다.
우선 첫 번째로 당신의 실제 능력이 부족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것이 당연하게 들리겠지만 어떻든 가장 중요한 이유이고 이것은 당신이 스스로 채워 넣을 수 있는 부분이다. 올해 진급이 누락이 되었는데 그 이유가 당신의 능력이 부족해서 라는 이유를 듣게 되면 당신의 역량을 키우는 데에 전념하라. 그렇다면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에는 다른 좋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것이 이유라면 다른 이유들에 비해서 처음에는 부끄러울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해결 방법은 간단하다. 열심히 내가 해야 하는 일을 전념해 보면 당신의 능력은 키울 수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능력이 당장 올해나 내년에는 아니더라도 반드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렇다면 그 밖에 자주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두 번째로는 당신이 실제 능력보다 스스로를 과대평가하고 그렇게 행동하는 경우이다. 이것은 두 번째 경우보다 좀 더 복잡한 경우에 해당하는데 사실 꽤나 많이 발생하는 일이기도 하다. 회사는 당신을 70 정도로 평가하여 진급이 당연히 안 되는 인력이라고 판단하고 있는데 당신은 스스로를 100 정도로 이해하고 있다면 어떻겠는가? 당신은 회사 내의 불만인자로 활동하게 될 것이고, 또한 스스로의 능력밖에 있는 일들에 좌충우돌 간섭을 하기 시작할 것이다. 이러한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고 이런 사람들은 첫 번째의 경우보다 좀 더 오랫동안 진급이 누락되고 사내 경력관리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때문에 나 자신을 잘 알고 있는 것 그리고 사내에서 받는 평가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생각보다 중요하다.
세 번째로는 어떤 사례가 있을까? 그것은 당신의 태도가 문제가 있는 경우이다. 이런 사람들의 경우에는 스스로의 능력에는 크게 문제가 없는데 태도상의 문제가 있어서 회사로부터의 평가가 능력대비해서 부족한 경우이다. 사실 태도라고 하면 각 개인들의 방향성에 대한 이슈이기 때문에 평가가 매우 어렵고 각 기업에서도 명확한 지표로 표시해 내지는 못하지만 암묵적으로 조직의 리더들은 조직원들이 조직 자체의 비전과 조직원 개인 간의 비전이 일치하는지 아니면 개인의 비전만을 앞세우는지를 평가하고 있고,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해당 조직원이 본인의 역량을 얼마나 조직의 비전에 align 시키고 있는지에 대한 것이며 이를 평가할 수 있는 항목은 협업의 태도, 조직에서 요청하는 것에 대한 협조도 본인이 갖고 있는 역량을 뛰어넘는 도전에 얼마나 기꺼이 참여하는가 등을 통해서 이뤄지게 되고, 좀 더 간결하게 이야기한다면 본인의 역량이 얼마나 뛰어난지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그 역량을 통해 조직의 이익에 얼마나 기여를 하고 있는지를 본다는 것이다. 즉, 본인의 역량을 빛내지 못하는 상황이 되더라도 공을 동료에게 돌리면서라도 조직의 이익을 앞세우는 사람과 조직의 공통 이익을 희생시키더라도 본인의 역량과 공을 빛내려는 사람이 있을 때 전자에게 높은 태도의 점수를 주고 후자에게 낮은 점수의 태도점수를 주게 된다는 것이다.
다시 이야기하지만 당신의 경력관리에 있어서 이력서에 기록할 수 있는 당신의 하드스킬은 당신을 잡마켓에서 팔아줄 것이며, 이력서에 기재되기는 어렵지만 당신의 조직원들이 알고 있는 그리고 당신이 조직 내에서 어필할 수 있는 소프트스킬은 당신을 현재 당신이 재직하고 있는 조직 내에서 당신을 이끌어 줄 것이다.
당신이 어느 쪽에서 더 앞서고 있는지를 아마 당신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에 따라서 움직여라. 그러면 당신의 성공에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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