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김채원 Che Kim
Jan 13. 2023
변화는 혼란이지만 극복해야 한다.
[직장 20년 차 김프로 생존기]14. 직장 내에서 큰 변화를 겪었을 때
이번에는 직장에서의 큰 변화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자.
이직, 팀 이동 등의 상황과 그에 따라 대응해야 하는 상황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직장 내에서의 가장 큰 변화라고 하면 (해고는 직장 밖으로의 변화니 제외하도록 하자) 자리의 이동이 아무래도 가장 큰 변화가 될 것 같다. 회사에서 팀을 이동하는 것도 큰 변화일 테지만 우선은 가장 큰 변화인 다른 회사로의 이동에 대해서 먼저 알아보도록 하자. 다른 편에서 이미 이야기했다시피 나도 사실 이직은 한 번밖에 경험을 못해보았다.(그렇지만 지금의 회사에서 해외법인으로 근무지를 이동했다가 다시 돌아온 것은 마치 이직을 한 것 같은 경험이기는 했다.) 게다가 약 13년 전의 일이었기 때문에 어렴풋이 나는 기억들을 되살려서 쓰도록 하겠다. 그리고 최근에 경험하고 있는 직장 내에서의 이동이나 보직변경도 큰 변화에 속하므로 이야기할 예정이다. 또한 변화 중에도 좋은 변화와 나쁜 변화가 있으므로 양쪽의 경우에 대해서 모두 다뤄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도록 하겠다.
우선 이야기한 대로 이직에 대한 것으로 시작하자. 예전에 신문기사에서 이사와 이직이 가져다주는 스트레스는 부모님이나 가까운 친구가 세상을 떠난 만큼의 스트레스와 거의 같은 수준의 높은 스트레스와 부담을 준다는 내용을 읽은 적이 있다. 이직은 자주 경험하는 것이 아니기에 이사를 통해서 좀 더 공감 가는 예시를 들어보면, 이사를 한 이후에는 주변에서 과자 한 봉지 사러 가고 음식쓰레기를 버리러 가는 간단한 행위를 할 때에도 가야 하는 장소나 따라야 하는 규칙이 모두 바뀌기 때문에 여간 귀찮고 불편한 것이 아니며 외출할 때나 술 먹고 취해서 귀가할 때에도 훨씬 더 신경이 쓰이게 될 것이다. 이렇게 모든 일상이 바뀌어 버리는 만큼 이사한 이후에는 큰 스트레스가 주어지는데 이직은 이사라는 일상의 변화에 잘해야 한다는 부담까지 한 가지 더 얹힌 것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그럼 이직 따위 그냥 포기해 버릴까? 지금 다니는 회사에 충성하면서? 솔직히 말해 이것 또한 나쁜 생각이 아니다. 당신이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가 경영위기에 빠져 있거나 당신을 너무나 괴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직을 굳이 시도할 필요는 전혀 없다. 대리 편/과장 편에서도 이직에 대한 유혹이 시작되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한 바 있는데 주변에 이직을 권유하는 유혹이 주어진 것에 휩쓸려 많은 고민 없이 약간의 월급 상승을 보고 이직을 하는 경우나 지금 당장 일시적인 현재 직장에서의 괴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이직을 하게 되면 십중팔구는 후회를 하게 된다. 나도 동료 중에 이직 후 유턴을 하는 경우를 여럿 보았는데 이직 후 유턴을 하게 되는 것이 약간은 민망할 수도 있는 경우라서 그 동료들에게 물어보았더니 '여기가 얼마나 좋은 회사인지 떠나보면 알게 된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런데 이 챕터의 제목인 '이직 등 직장 내 큰 변화를 겪다'에서 '겪다'를 제대로 다루기 위해서는 자발적으로 이직을 하는 경우보다는 우선은 외부사정에 의해서 이직을 한 경우나 옮겨야 한 경우를 먼저 다루는 편이 좀 더 적합할 것 같다. 아무래도 자발적인 이직의 경우에는 본인의 의지에 의한 이동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에 따르는 커다란 변화에 대해서도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을 것이기 때문에 굳이 이 글에서 조언을 많이 주지 않아도 될 것 같지만 비자발적인 이직에 대해서는 이 생존기의 조언이 조금 더 절실할 것 같아서 먼저 함께 고민을 해 보려고 한다. 그런데 비자발적인 이직을 하는 경우는 대체 어떠한 경우일까? 음... 해고 외에는 다른 경우의 수가 떠오르지 않다가 한 가지 꽤 자주 발생하는 이직의 경우수가 생각났다. 상사로부터의 괴롭힘이든 업무로부터의 스트레스든 기존 직장에서 도망쳐야 하는 상황이 생겨서 이로부터 도망치듯이 이직을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을 한다. 사실은 해고라고 하는 것이 직장으로부터 받는 최고의 스트레스라고 하면 지금 설명한 경우도 그다음가는 여러 가지 스트레스 중에서 꽤나 괴로운 스트레스라고 할 수가 있다.
그럼 이렇게 이직 외에는 현재의 직장에서 생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을 때에 생각해야 하는 것들을 이야기해 보자.
우선 첫 번째로는 내 판단력이 정확한지 한번 의심해 보자. 내가 바로 위의 문장에서 이직 외에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했지만 그것은 일단은 당신의 생각이고, 당신이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엄청나게 당신을 괴롭히는 무엇인가가 당신을 잡아먹고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무서운 점은 그 무엇인가는 당신의 판단력조차 잡아먹을 수 있기 때문에 일단은 한번 당신 스스로의 판단력을 의심해 보자는 것이다. 이직이라는 것이 워낙 조심해서 접근할 필요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혹시라도 잘못해서 좋은 직장을 떠나 덜 좋은 직장으로 옮기는 우를 범하지 말자고 하는 이야기다. 특히 이렇게 괴로워서 일단 직장을 그만두거나 평소라면 그다지 염두에 두지 않을 회사라도 일단 옮기고 보자는 생각이 들어 옮기는 경우가 우려되니 이직 외에는 해결책이 없다는 나 자신의 생각을 다른 믿을 만한 주위 친구나 어른들과 상의해 보는 시간을 꼭 갖기를 권한다. 현재의 직장이 싫어서 단지 그 대안을 찾아서 옮기는 이직은 성공확률이 매우 낮다.
사실은 현재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는 업무 환경에서 당신을 구원해 줄 수 있는 방법은 이직 외에 현재 직장이 제공하는 여러 가지 제도나 당신 스스로의 대인관계 기술을 통해 또는 마음의 안정(매일의 명상 또는 주기적인 운동을 통한)을 통해서도 해결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 가지 해결책밖에 없다는 생각을 극복하는 것이 더 좋은 해결책을 찾을 수 있게 도와줄 것이라고 믿는다.
현재의 직장이 싫어서 단지 그 대안을 찾아서 옮기는 이직은 성공확률이 매우 낮다.
두 번째는 이직을 하기로 결정을 했더라도 우선은 현재의 상황을 어느 정도 해결을 하고 이직을 감행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찾아보자. 어차피 옮길 생각을 했는데 현재 상황을 왜 해결을 하려고 하나 궁금하시겠지만 그 이유를 설명해 드리겠다. 간단하게만 생각하면 현재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거라면 굳이 이직을 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시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직을 하기로 결심을 했다고 하더라도 간단하게 '나 그만둘래요. 안녕히 계세요.' 끝. 이렇게 되지 않는 것이 우리네 세상이다. 더구나 나나 당신이 이직할 수 있는 다음 직장이 결국 비슷한 업계 내에서 돌고 도는 것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이직을 결심하고 실행을 하게 되더라도 어느 정도 수습은 해 놓고 이직을 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의 평판에 '쟤는 X 싸놓고 해결도 안 하고 자기 혼자 내빼는 아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된다. 안 그래도 이직의 아픔을 안아야 하는 판에 억울하지 않은가? 그러므로 이직을 결심하고 실행하게 되더라도 그 마지막 수습은(업무의 마지막 정리이든, 아니면 당신이 이직을 하게 만든 무엇인가에 대한 정리이든) 꼭 하고 나서 이직의 절차를 마무리하시기 바란다.
세 번째로는 이직을 하기 전에 절대로 현재의 회사를 그만두지 않도록 권한다. 이것은 특히나 이직을 괴롭게 하는 당신에 대한 아픈 권유이다. 안 그래도 아프고 힘들어서 어쩔 수 없이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는 당신에게 하루 출근을 더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몰라서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 아픔을 사직을 통해서 더 아픈 상황으로 만들게 되지 않기 위해서 하는 권유이다. 직장에서의 상황이 너무 힘들 때, 마음속으로 '때려치워버릴까?'라는 생각은 하루에 몇 번씩 하게 될 때의 아픔은 나도 어느 정도 알고 있기는 하지만 그 마음을 매분매초 하고 있는 당신이라면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은 든다. 그러나 그 마음을 버티지 못하고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에서 현재의 회사를 그만두게 되면 다음 직장을 찾는데에 자신감을 갖기가 힘들고 결국은 기존 직장대비해서 더 열악한 직장으로의 이직을 하게 되는 안 좋은 경우가 너무 많기 때문에 지금 세 번째의 권유를 당신에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하지만 불가피하게 당장 현재의 직장을 그만두지 않으면 안 되는 비상사태에 있을지 모르는 당신에게는 예외를 두어야 할지도 모른다. 분명히 ASAP으로 직장을 그만두어야만 하는 상황도 있다. 예를 들어 지금 그만두지 않으면 불법적인 행동을 하도록 강요받는 경우나 위력에 의한 압박으로 언제 당신이 위해를 입을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일단 안전을 확보한 후에 다른 법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수도 있으므로 위험을 안기보다는 당장 현재의 직장을 그만두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이직을 한 이후에 유의할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자. 당신이 상황에 쫓겨서 이직을 하는 경우를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준비와 고려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직을 하게 되는 경우를 우리가 지금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 경우에 흔히 이직을 했을 때 경력사원이 직급별로 차이는 있지만 3개월 내에 적응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 이게 쉽지 않게 되는 경우가 있을 거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당신을 새롭게 채용해준 회사나 그 동료들은 당신의 사정을 봐줄 여유나 의무가 없다. 당신이 아무리 당신만의 사정이 있을 거라고 해도 무조건 3개월 이내에는 새로운 직장에 적응하라. 이것에 실패하면 당신이 3개월 전 이직했던 그 도피행각도 함께 실패로 이어지는 것이니 마음 단단하게 먹고 반드시 3개월 내에 새로운 직장에 적응하라. (당신이 조금 더 젊은 층이라면 약간 더 많은 시간이 주어지겠고, 중간간부 이상이나 임원급이라면 당신에게는 1개월 이하의 시간만이 주어질 수도 있으니 상황에 맞춰서 시간이 주어진다는 점을 명심하자)
자발적인 이직도 큰 스트레스를 주기는 마찬가지 이므로 이때에 이직을 하고 나서 어떤 점들을 유의하는 게 좋을지 이야기해보자. 중심주제에서는 벗어나므로 몇 가지만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이직을 하면 본인이 왜 이직을 했는지를 초기에는 스스로에게 명확하게 주지 시켜서 바뀐 생활에 대해서 적응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돕고, 또한 새로운 동료들에게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각인시키는 중요한 시기이므로 여러 측면에서 자신만의 어젠다를 잘 설정해서 행동하고, 또한 새로운 직장을 다니는 것은 원래부터 스트레스를 주는 것임을 스스로 명심하도록 하자. 이직의 성패는 이직을 하기로 하고 면접에 성공해서 입사를 결정할 때까지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이직을 한 후에 새로운 기회를 어떻게 살려서 나의 발전과 새로운 회사의 발전을 어떻게 연계하는지에 따라 결정되는 것임을 명심하도록 하자.
끝으로 현재의 회사 내에서이지만 다른 팀으로 이동하거나 다른 직능으로 전환하는 경우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보자.
사실 나는 첫 번째 직장에서는 5년여 근무기간 동안 팀 이름은 10여 번 바뀌었음에도 하는 일은 크게 바뀌지 않아 매우 운이 좋았던 경우이기도 하면서 지금 이야기하는 주제에 대해서 괴로워하지 않았던 운 좋은 사람이었는데 두 번째 직장인 현재 회사에서는 10년여 근무기간 동안 그만큼의 팀 및 업무 이동으로 인해 거의 매년 변신을 감내해야 하는 고통을 겪어야 했고 그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어떤 점에서는 이직을 하는 것만큼이나 직무 변경이 괴롭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요즘 세상은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심한 경우에는 1주일 사이에도 당신의 담당업무가 2~3번씩 바뀌는 것을 통보받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시쳇말로 농담이 아니라 다큐다. 당장 이번 주에 우리 회사에서 발생하고 목격했던 일이다. 이런 빠른 변화에 대해서 적응을 해야 하는 것을 요구받고 있는 것이 우리 직장인의 숙명 같은 것이 되어버리고 있다.
이 경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바뀐 당신의 직무나 팀 이동에 대해서 이직과는 다르게 당신과 동료들의 인식이 바로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신은 그대로 있는 것 같은데 당신이 회사 내에서 담당하고 있는 역할이 바뀌게 되면서 당신 자신과 동료 혹은 고객들에게 혼선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예를 들어 당신이 영업 담당자로 근무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마케팅 담당자로 업무가 변경되었을 때, 유사하지만 매우 다른 직능에 대해서 당신 스스로가 헷갈리게 되면서 영업 담당자의 입장으로 업무를 진행하게 된다든가, 또는 동료들이 그렇게 대하거나 또는 좀 더 세밀하게 업무변경이 일어났을 때 당신과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나 고객이 당신의 업무 변화를 인지하지 못하고 여전히 예전과 같은 업무요청을 지속적으로 당신에게 요구하는 경우에 당신이 그 혼선을 정리하면서 새로운 업무에 적응을 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것 또한 당신에게 막대한 스트레스를 안겨줄 수 있다.
이런 혼란의 상황은 당신 혼자서 해결하기는 매우 어려우며, 당신의 조직 리더나 선/후배들과 업무 협의 및 역할 정리 등을 통해서 혼란상태를 정리하고 새로운 직능에 적응하기 위한 학습을 이어가는 것으로 해결해 나가면 된다.
이상. 여러 가지 직장 내 혼란의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