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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조이 Jul 23. 2023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 걸까

'몰입(황농문)' 을 읽고

일주일에 글 하나씩 쓰겠다고 했던 포부가 무색하게 마지막 글을 올리고 거의 두 달이 흘렀다.


두 달 간 글을 쓰는 것이 주저되었던 건 마음이 힘들었는데, 무엇 때문에 마음이 힘든지 그 이유가 정리가 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마음이 힘들다는 이야기도 쓸 수가 없었다. 무의미하게 흘려보낸 시간들도 참 많았다.


그러던 중 최근에 몰입이라는 책을 읽었다. (기특하게도 올해 중순에 책 읽는 삶을 살기로 다짐하고 벌써 9번 째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생각이 많이 정리되었다.


마음이 힘들었던 이유


무기력했다. 그런데 무엇 때문에 무기력한지 무엇 때문에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지 알 수가 없어 힘들었다.

그리고 이유와 무관하게 그런 나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내가 바라고 상상했던 나의 사회초년기는 치열하게 일하는 나날들이었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는 스스로가 견디기 힘들었다.


나의 의지가 나약한 것인지, 내가 처한 환경이 문제인 건지

난 왜 여기 있고 앞으로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지

내가 과거에 했던 생각들, 지금 하는 생각들이 상충하기도 하고

주위에서 했던 말들이 무수히 많이 스쳐지나가며


모든 것이 혼란스럽고 헛갈렸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내 마음 상태에 이야기를 할수록 이 문제에 대한 답은 결국 나에게 있는 거구나 누군가 대신 고민해줄 수 없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뚜렷해졌다. 그러니 혼자 생각하고 말을 아끼게 되어 마음이 더 힘들었던 것 같다.


내가 원하는 삶


잠재력이 엄청나다는 말을 어른들로부터 많이 들었다. 나는 나에게 보이는 그 잠재력이 가능성에 그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온전히 발현시켜 보고 싶고, 실체화시켜서 눈 앞에 보여지게 하고 싶다. 가능하면 어릴 때. 그렇지 않으면 나는 내 인생 마지막 순간에 후회할 것임을 안다.


그래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고 싶다. 최선을 다해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어떻게 살면 하루의 끝에, 그리고 인생의 끝에 후회하지 않고 그래, 나 최선을 다했다고 스스로 기특히 여길 수 있을까?


책을 읽으며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몰입'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깊이 사고하는 과정을 통해 깨달음을 얻고 짜릿했을 때 나는 '최선을 다했다'는 감정을 느꼈다. 그리고 그게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몰입'의 순간들이었던 것 같다. 나에게는 그 몰입의 순간들이 주로 위기 상황을 이용해서 단기적으로 찾아왔는데 - 시험 직전, 발표 직전에 집중력이 엄청나게 높아지고 머리가 잘 돌아가며 수많은 깨달음이 찾아왔던 경험들 - 그 몰입을 위기상황이 아닐 때에도, 단기적이 아니라 오랜 시간 유지할 수 있다고 책은 말한다.


내가 원하는 삶이 몰입하는 것이 습관화된 삶이라는 것이 분명해졌다. 몰입에 대한 결핍, 갈망 때문에 대학원, 그리고 초기 스타트업을 선택했던 것이고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라 느껴서).


그래서..


마음 속 깊이 깔려 있던, 내가 추구하는 중요한 가치 한가지가 말로 정리되니 마음이 조금 편안해진다. 이 방향에 맞는 선택을 하면 되겠구나 싶어서.


저자에 의하면 몰입은 가장 생산적이면서 가장 행복한 상태라는데 그 몰입 한 번 진하게 오랫동안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앞으로의 선택을 할 거다.


엄청난 결론이 난 건 아니지만 이렇게 하나하나 내가 추구하는 것들을 찾아나가면 되겠지, 성장하고 있는 거겠지 하며 사회 초년기의 방황을 스스로 위로해본다.


그리고 이 책의 일독을 권하며 글 마무리..  


책에서 발췌한 문장들


그리고 만약 내가 은퇴할 때 나의 연구 결과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그 이유는 그때까지 연구에 임한 자세 때문일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p.53
내가 몰입을 하게 된 동기 역시 죽을 때 후회하지 않는 삶, 즉 최선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진지하게 하면서부터였다. p.195
수천억의 재산을 가지고 있는 70세의 재벌이 어떤 젊은이에게 서로의 인생을 완전히 바꾸자고 제안한다면 이 젊은이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대부분의 젊은이는 이 제안을 거절할 것이다. 이런 간단한 계산만 해봐도 우리의 인생은 몇천 억, 아니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 우리는 이미 몇천 억 보다도 소중한 인생의 가치를 인식하고 있으니 그 가치에 걸맞게 인생을 보내야 한다. p.196
중요한 것은 이 상태는 가장 생산적이면서 가장 행복하기도 하다는 거다. p.139
사업을 하다가 부도에 쫓기는 것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느끼며 몰입하기보다는 열애를 하듯, 보다 능동적으로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효율을 높일 수 있다. p.187
작가의 이전글 [Prologue 2] 스타트업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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