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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조이 May 14. 2023

[Prologue 1] 나는 왜 스타트업에 오게 되었나

대원외고, 서울대를 졸업하고 Web3 스타트업 PM?!

오조이의 PM 성장일기 첫번째.


왜 2022년의 나는 첫 커리어로

수많은 선택지 중 스타트업, 그리고 그 중에서도 Web3 스타트업 PM을 선택했는가?


1. 마음이 끌려서


사실 이유는 하나다. 마음이 끌렸기 때문에. 이 회사(NFTBank)에 "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 동안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을 할 때마다 "이거야" 하는 마음에 강하게 끌리는 선택지가 있었고, 늘 그 선택지를 선택해왔던 것 같다. 그리고 그 결과에 후회가 없었다.


예를 들면, 대원외고에 진학할 때 주위에서는 중학생 때 중국어를 배웠고 앞으로 중국어를 잘하는 것이 중요하게 될테니 중국어과를 지원하라고 했었다. 하지만 나는 직감적으로 불어과에 꽂혔었다. 또 서울대학교에 갈 때에도 자유전공학부에 꽂혔었다. 결국 두 번 다 꽂힌 곳에 지원했고, 결과적으로 아주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하며 아직까지도 후회가 없다. 아마 내가 선택했기 때문에 그 선택이 후회되지 않게 만들어나갔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지금에서는 들기도 한다.


그래서 NFTBank라는 곳에 꽂혔을 때에도 직감적으로 내가 결국 여기에 가게 될 것을 알았다. 하지만 당시 나는 석사 두 학기 째 대학원생이었고, "그냥 이거 하고 싶어요. 대학원 그만둘래요." 라고 교수님과 부모님을 설득할 수는 없었다. 전과 달리 성인이 되고 내리는 큰 결정이다보니 스스로도 논리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이유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왜 내가 여기에 마음이 끌리는가?, 그리고 내가 왜 여기에 가야하는가?를 뜯어보았었다.


2. 동료와 산업


대학원 방학 때 연구주제를 찾겠다며 이 곳에서 인턴을 했을 때의 경험이 참 행복했다. 그 전에도 인턴이라는 걸 여러 번 해봤지만, 그렇게 매일 출근하는 것이 기대되고 설렜던 적은 없었다. 5명 남짓한 인원이 열정을 불살라 프로덕트를 만드는 과정이 재미있어보였고 그 열정이 숭고해보였달까. 되게 힘들어보이는데 부러웠다.


인턴할 때 썼던 소개글


인턴으로 발을 담갔을 때에도 재밌는데, 진짜 한 명의 팀원이 되면 얼마나 더 재미있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인간적으로도 다 좋은 사람들이었다. 나랑 잘 맞는 사람들을 회사에서 찾기란 더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익히 들어서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왜 똑똑하고 좋은 사람들이 모였을까 생각하면 Web3 (혹은 Crypto) 산업의 태동기였기 때문이 큰 것 같다. 새로 생겨난 산업에서 일한다는 것은 0에서 1을 만드는, 굉장히 재미있지만 동시에 굉장히 고통스럽고 불확실성이 큰 일에 도전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웬만한 열정으로는 도전하지 않을 뿐더러 도전해도 오래 버티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나는 이 회사로 인해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들어낸다는 것이 고통 보다는 "재미"로 먼저 다가왔고, 고통스럽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동료들과 함께라면 버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여기에 인턴시절 대표님이 해주셨던 이야기가 추가적인 동기부여가 되었다.


"어떤 산업이 새롭게 생겨났을 때에 조이의 나이가 26살인 것이 정말 큰 행운이다. 조이가 서른이 되었을 때 이 산업에서 얼마나 희소한 전문가가 되어있을지 생각해봐라. 오래된 산업에서는 그만큼의 전문가가 되려면 훨씬 더 많은 시간이 걸리는데, 희소성도 낮다."


3. PM이라는 직군


세 번째로는 PM이라는 직군이다. 2019년 미국에서 교환학생을 끝내고 선배 덕분에 메타(당시 페이스북) 본사에 놀러가본 적이 있다. 그 때 나는 빅 테크를 동경하고 있었고, 미국에서 컴퓨터공학이 얼마나 떠오르고 있는지 경험했던 차라 한국에 돌아가 컴퓨터공학을 전공해야하나 고민하던 시기였다. 그리고 메타 본사를 구경하며 선배한테 PM에 대해서 물어봤던 기억이 난다. 개발자와 비개발자를 잇는 역할을 하고 싶다면서, PM이 그런 역할을 하는 게 맞는지, PM으로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는지, 등등. 그 때부터 PM이 뭔지도 잘 모르면서 일을 하게 된다면 글로벌 기업에서 PM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던 것 같다.


그래서 대표님이 NFTBank에서 PM 일을 배워보려냐고 하셨을 때 가슴이 두근거리며 여기에 꼭 가야겠다는 논리가 완성되었던 듯 싶다. PM이라니, 그리고 심지어 메타에서 PM으로 오래 일하신 분이 내 사수가 된다니.

 

4. 잃을 것이 없는 26살(만 24살)이라는 시기


마지막으로는, 난 아직 어리다고 생각했다. 아직 책임질 사람이 나 자신밖에 없을 때 하고 싶은 거 다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리스크가 큰 일이라면 더더욱. 몇 년 뒤 이 회사가 잘 안되더라도 잃을 게 크지 않고, 여전히 새롭게 무엇인가를 도전할 수 있는 나이일 거라 생각하니 두려움 때문에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지금 못하면 나중에는 도전하기 더 힘들 거라는 걸 알았고, 나중에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



이러한 이유들로 열정 넘치게 입사한 NFTBank. PM Zoe로서 행복하게 때로는 한계에 부딪혀 힘들어하며 일을 한지 어느덧 1년 4개월이나 흘렀다. 다음 글에서는 그 시간동안 스타트업과 PM의 현실을 마주하며 깨달은 것들을 적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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