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철민 Jan 04. 2019

Oh! my Taxi!!!

제가 택시를 종종 이용 합니다...만

택시를 잡아 탔다. 타는 순간 온통 도배되어있는 태극기...

아뿔사 태극기 또라이 아가리에 들어 탔구나! 

슬쩍 나를 돌아 본 기사는 이내 내가방에 달려있는 노란리본을 발견했나보다. 

입이 실룩거린다. 못내 못마땅한 모양인데, 

내 체구가 왜소하거나, 인상이 온유하거나, 여성이었이다면 뭐라도 쏟아부을 태세지만, 

시커먼 옷에 덩치도 있고 수염도 더부룩하고, 안경너머의 눈매 인상도 썩 좋지 않아서인지 

계속 힐끔거리면 입만 실룩거린다. 

차는 올림픽대로로 들어서고, 

입으로 쏟아 붇지 못한 말을 운전을 다 보여줄 기세였다. 

아니나 다를까 연신 칼치기를 하며, 경적을 울리고 도로를 종횡무진 누비며 위세를 떨치기로 마음을 먹었나 보다. 

나도 살짝 신경에 거슬리지만, '빨리 가고 좋네.' 라고 마음 다듬으며 눈을 질끈 감았다. 

정체구간이 다다르자 서성거리는 앞차 뒤에서 경적을 울리고 난리 부르스를 치다, 

이윽고 욕설이 방언처럼 터져 나오기 시작한다.  

"ㄱㅆ ㅈㅁ한게 운전 ㄱㅆ처럼 하고 쳐자빠졌ㄴ네!" 로 시작하여 10분간 참아온 욕을 다뱉고 있었다. 

그러면서 룸밀러로 나를 힐끗 쳐다보며, 희미한 조소를 띄기도 했다. 

더 참고있기 힘든 상황이라 나도 한마디 뱉었다. 

"아저씨 지금 저들으라고 하는 말입니까?" 단호하고 명료하게 심중을 바로 찌르는 문장선택으로... 

흠짓한 아저씨(?) 아저씨라고 하기엔 나이 50이 되가는 내 또래인것 같은데, 

집회를 많이 나가셨는지 얼굴을 까맣게 그을려서 주름이 더 들어보이는 깡마른 형색이라...

하여튼 그 친구는 훅 들어온 말귀에 살짝 흔들리는 음성으로 

"아니 내가 뭐요. 난 저 앞차 운전자한테 하는 말 아니요!" 

나는 쉼을 두지 않고 바로 또한번 찔렀다.

"앞차 한테 욕을 하시려면 창문을 내리고 옆에 붙여서 욕을 하셔야지요. 이 차안에서 아저씨 욕을 듣는건 나뿐인데, 그럼 나들으라고 하는 말아닌가?" 

흔들리는 동공이 썬글라스 밖에서도 느껴진다. 

엑셀이라도 씨게 밟고 싶은 심정이겠지만 한남대교 램프진입이라 그러지도 못하고 계속 애꿎은 썬글라스만 치켜 올린다. 

더군다나 순천향병원쪽으로 빠져야 하는데 얼떨결에 고가도로로 올라 타버린 기사양반 검디 검은 얼굴이 더 까매지기 까지 한다. 

회심의 선물로 난 안경을 벗어서 가방에 넣어 둥굴넙쩍한 얼굴에 매섭게 찧어진 눈매를 룸미러에 찍어 주었다. 

돌아서 내리며, 

"안전운전 하세요." 라고 끝인사를 건네니, 

그 운전사 친구도 자신의 안전을 당부하는 인사말에 살짝 누그러진듯 이내 대답을 하더라. 

나도 이렇게 불편한 공간이 될수 있는 택시인데, 다른분들은 어떻겠는가. 폭력은 여러 뉘앙스를 달고 행해진다. 오늘도 택시는 달린다.

이철민 작 / 대한민국 양산 자동차 [새나라 자동차]는 [닛산 블루버드]를 들여와 만든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Arm so happy!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