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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이인형 Jul 08. 2024

생활체육인이 된 백수

(1) 운동을 시작하다 

회사를 다니면 하루의 최소 8시간 이상, 

출퇴근 시간까지 포함한다면 자는 시간 외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회사에서 보내게 된다. 


나는 서울에서 총 3개의 회사에 다녔고 강남, 잠실, 홍대로 나름 번화가에 위치해 있었다. 

종종 기분전환을 위하여 번화가를 나가 먹을 때가 있었는데, 여유롭게 카페나 식당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을 보면 저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하는 사람들일까. 쇼핑을 하는 사람들은 어떤 복이 있어 이 시간에 저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이 많았다.


나도 회사를 다니지 않으면 저렇게 여유로운 브런치를 즐기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생각보다 사람은 더 게으르다. 퇴사 전, 팝업스토어도 사람없는 낮시간에 가보고 쇼핑도 마음껏 다닐 줄 알았지만 평소에 하지 않던 걸 갑작스럽게 하는것이 될리 없었다. 


내가 퇴사를 결정했다고 하자 사회초년생 시절 희망퇴직을 일찍이 경험해본 B는 운동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사람의 의지는 생각보다 나약하고 한번 늦잠을 자기 시작하면 생활패턴이 망가질 것이라고. 

그리고 시간이 너무 많아서 심심할 것이라고. 


퇴사를 하고 집에 오는 길, 바로 집 근처 스포츠센터에 들렀다. 

PT 10회를 결제하고 1:4 수영 수업까지 등록했다. 직장인이라도 이렇게 운동하는 갓생러들도 있지만 나는 그렇지 못했다. 간신히 일주일에 한번 하는 테니스 레슨이 자기만족으로 하는 운동의 다였기에 나의 몸은 체지방 30%이상, 근육 20% 미만의 비루한 상태였다. 


기존에 다니던 테니스는 동일하게 평일 오후에 하기로 했지만 PT와 수영은 오전 7시와 8시로 잡았다. 강제로 아침형 인간이 되기 위한 일종의 장치였다. 그렇게 백수 생활을 시작하며 나는 월수 PT, 화목 수영 그리고 기존에 하던 테니스까지. 


쉴틈없는 생활체육인의 일상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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