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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현 Mar 20. 2021

이재명

듣고 싶은 말

(듣고 싶은 말이라는 소제목처럼 이 내용은 모두 허구이자 제 상상입니다. 누군가를 비하하거나 응원하려는 목적으로 쓴 글이 아닙니다. 그저 한 사람의 시민으로 이런 말을 듣고 싶다는 제 바람을 상상하여 적은 글입니다.)     


경기도지사 저 이재명은 지금 이 자리에서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합니다.

그리고 짧게나마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제 소회를 밝히고자 합니다.

     

국민 여러분, 저 이재명의 삶은 언제나 고난과 함께였습니다. 가난과 무시, 불행과 불운 앞에서 저 이재명이 할 수 있는 일은 단 하나, 견디고 버티는 것뿐이었습니다.

      

다른 아이들이 중학교에 입학할 때 저는 공장에 가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교복을 입은 아이들이 영원히 간직할 아름다운 학창 시절의 추억을 만들 때, 제 몸에는 공장에서 당한 사고로 영원히 남을 상처가 생겼습니다.      

매 순간순간 저를 둘러싼 암울한 환경과 그 힘든 삶에서 도망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도망치지 않았고, 쓰러지지 않았고, 견디고 버텼습니다. 그렇게 무너지지 않고, 쓰러지지 않고, 버티고 버텨 변호사가 되고, 성남시장이 되고, 경기도지사가 되었습니다.     


국민 여러분. 저 이재명은 그렇게 지금 국민 여러분 앞에 대통령 후보로 설 수 있었습니다.     


제가 다른 정치인보다 말이 가볍고 언어가 고급스럽지 못하다는 비판을 듣는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과거 제가 한 말과 행동이 국민 여러분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저 또한 여느 정치인과 다르지 않다는 인식을 드린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 점에 대해서 저는 지금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저는 과거 제가 뱉은 말과 행동이 나중에 다시 저에게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돌아온다는 것을 늦게나마 깨달았습니다. 저 이재명은 앞으로 더 겸손하고 진중한 사람이 되어 국민 여러분께 신뢰받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제가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냉철한 눈으로 지켜봐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제가 성남시장으로, 경기도지사로 대한민국 행정을 책임졌던 모습을 기억해주십시오. 저는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길에서 결코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정치인들이 자신의 유불리를 따지며 움직일 때, 저는 제 신념을 믿고 묵묵히 나아갔습니다.     


대한민국에 기본소득을 도입해야 한다는 제 주장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로봇과 A·I를 포함한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일자리는 앞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 것입니다. 이를 아직 먼 미래 이야기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불과 10년 안에 대다수의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이미 나와 있습니다.  

    

근로가 소득의 근원인 시대는 이제 마지막 종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생각의 새로운 전환이 필요합니다. 기본소득은 단순히 일하지 않는 사람에게 나라가 돈을 주며 먹여 살리자는 게 아닙니다. 어떤 상황에서라도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 그것이 기본소득의 목적이고 제가 추구하는 대한민국의 미래입니다. 

국민 여러분, 저 이재명은 대한민국을 그런 나라를 만들고 싶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가 흘러나옵니다. 우리 주변의 누군가가, 혹은 주변의 온 가족이 스스로 존귀한 자신의 생명을 버리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런 비극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대한민국. 과연 우리 대한민국의 장래가 밝겠습니까? 

국민 여러분, 기본소득은 최소한의 사회 안전망을 가진 대한민국을 만드는 기틀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정치권뿐 아니라 이제는 이 사회가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때라고 저 이재명은 주장합니다. 

    

지금껏 그래왔듯 대통령 한 사람이 바뀐다고 대한민국이 절대 바뀌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시는 국민 여러분. 저 이재명은 그들과 다를 것입니다.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이 가진 권한과 힘은 대한민국 전체를 바꾸기에 부족하지 않습니다. 제가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대통령에게 부여된 합법적인 모든 힘을 동원해 국민이 사랑하는 대한민국, 국민이 자랑스러워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저 이재명은 여느 정치인, 여느 대통령처럼 그 과정에서 머뭇거리지 않겠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대한민국, 앞으로 우리 후손들이 살아갈 대한민국을 합계출산율 0.8, 헬조선, 연애·결혼·출산 포기의 3포 세대가 아닌 내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은 나라, 희망이 가득한 나라, 무엇이든 도전할 수 있는 대한민국으로 만들겠습니다.   

  

많은 분이 이제 더는 개천에서 용은 태어날 수 없다는 자조 섞인 말을 합니다. 저는 개천, 특히 수질 등급 1, 2등급의 맑고 깨끗한 물이 있는 개천이 아니라 물속이 잘 보이지 않는 더럽고 혼탁한 개천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러나 저 이재명은 끝끝내 버티고 견뎌 이제는 용이 되어 날아보려 합니다.   

   

국민 여러분. 더러운 개천에서 태어났던 저를 용으로 만들어주실 분이 바로 국민 여러분들이십니다.      

국민 여러분. 제가 용이 되어 대한민국이라는 개천에서 무수히 많은 용을 만들어내겠노라고 약속드릴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제가 대통령이 된다면 최소한 대한민국이라는 개천을 더럽고 마실 수 없는 물이 아니라, 수질 등급 1등급의 깨끗하고 마실 수 있는 물이 가득한 개천은 만들겠다고 감히 약속드립니다.    

  

만약 제가 대통령이 되어 국민 여러분께 지금 가진 신념이 꺾이는 모습을 보여주거나, 이재명 정부로 인해 나라가 잘못된 방향으로 간다고 생각된다면 그때 국민 여러분들이 저를 꾸짖어 주십시오. 저 이재명은 국민 여러분과 눈을 맞추며 국정을 운영해나갈 것이고, 국민 여러분의 말을 외면하지 않고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 후보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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