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9:30부터 예고드린 대로 전기점검을 위해
전 세대 2시간 정전이 예상됩니다. 입주민들의 양해..
아침부터 안내방송이 반복되는 중이다.
전기점검이라. 며칠 전부터 거실등이 흔들리는 느낌을 받긴 했는데 아파트 자체문젠가?
신축 아파트 상황은 잘 모르지만 갈수록 점검이 많아지는 느낌이다.
엘리베이터 점검으로 이용중단/물탱크 청소로 일주일 온수공급 중단/ 지하주차장 청소로 차량 진입금지/ 이사차량 진입으로 지상주차 금지 안내/ 수목소독으로 주차 이동 안내 등 공지사항이 줄줄이다. 여러 세대가 모여 살아야 하니 누군가 때마다 관리를 해주는 것은 좋지만, 고지서를 받을 때면 이래서 장기수선충당금이 올랐나? 싶어 신경 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일은 오후에 잡혀있어 회사에 일찍 나가긴 싫고
생각 끝에 정전을 피해 동네 브런치카페를 찾았다.
아침 9시 첫 손님으로 들어가
“지금 주문 가능한가요?”를 외치며
창가에 자리를 잡았다.
따뜻한 양송이 수프와 갓 구운 빵 조각이 나왔고
창밖에는 초록율마가 담을 치고 있는 풍경을 보자니
마치 어느 여행지에서 간단한 아침을 즐긴 날의
기분이 느껴졌다.
그래도 출근할 때까지 두 시간이 더 남네?
나는 가는 길에 있는 한 출연연구원 도서관에 들러
시원함 속에서 고요한 정적을 즐겨보기로 했다.
아파트 정전이 아니라면 생각하지 못했을
뜻밖의 여유와 소소한 재미를 기록하며…
가끔 정전도 괜찮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