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을 지내며 앞 베란다가 심난해지고 있다.
페인트가 떨어지고 바로 보수를 했어야 했는데
이래저래 미루다 관리사무소에 연락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아파트가 오래돼서 다른 집도 이래요. 윗집에 가보긴 할 텐데, 외부 새시도 오래됐고
더 심각한 집도 많거든요. 이런 상황에서는 100%
윗집 과실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합의해서 같이
보수하시면 좋죠. “
너무 당연하다듯이 직원의 진단은
5분 만에 끝나 버렸다.
며칠뒤 윗집에 다녀왔다는 관리사무소 직원은
이번 기회에 두 집이 같이 보수하면 좋겠다며
윗집 아저씨 번호를 남겨주고는 해결된 듯이 돌아섰다.
그런데 막상 업체를 알아보니 아파트 구조상
밧줄 타고 작업하기 힘든 동인 데다
높은 나무가 많아 기계를 동원하기도 난감하단다.
예상 비용도 생각보다 높아진 상태.
빨리 처리하고 싶은 내 마음과 달리
윗집의 반응은 저렴한 업체를 알아보겠다며
기다려달라고 했다. 얼마 전에는
와이프가 이사 갈 건데 하지 말자고 했다는 등
미루고 싶은 눈치도 내비쳤다.
드문드문 연락을 주고받은 지 두 달이 흘렀고
이제 남편은 윗집과 상관없이 장마만 끝나면
정리하자는 생각이다.
이사 올 때는 넓은 베란다가 있어 참 좋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골칫덩이가 돼버린 현실.
확장을 했어야 했나, 아니면 외부새시를 교체할걸,
매매하기 전에 처리해야 할 텐데..
똑똑 떨어지는 물을 보며 별 생각이 다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