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음악 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낮잠 Jun 06. 2023

나를 대표하는 곡은 무엇인가요?

이소라의 Track 9


나는 알지도 못한 채 태어나 날 만났고 내가 짓지도 않은 이 이름으로 불렸네
걷고 말하고 배우고 난 후로 난 좀 변했고 나대로 가고 멈추고 풀었네
세상은 어떻게든 나를 화나게 하고 당연한 고독 속에 살게 해

Hey you, don't forget 고독하게 만들어 널 다그쳐 살아가 매일 독하게 부족하게 만들어
널 다그쳐 흘러가 나는 알지도 못한 채 이렇게 태어났고 태어난 지도 모르게 그렇게 잊혀지겠지
존재하는 게 허무해 울어도 지나면 그뿐 나대로 가고 멈추고 풀었네

세상은 어떻게든 나를 강하게 하고 평범한 불행 속에 살게 해
Hey you, don't forget 고독하게 만들어 널 다그쳐 살아가
매일 독하게 부족하게 만들어 널 다그쳐 흘러가
- 이소라 <Track 9>


회사 동료가 얼마 전 나를 대표하는 곡에 대해 물었을 때 선뜻 생각이 나지 않았다. 나는 무슨 곡과 어울리는 사람인가? 하나로 규정짓기 어렵지만, 가장 먼저 이소라 음악의 정서가 먼저 떠올랐고, 그 중 가장 좋아하는 <Track 9>이라는 곡을 생각해봤다.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인생 게임처럼 세상에 태어나 아주 긴 길을 걷고 있는 모습이 떠오른다. 부끄러워 고개를 휘젓게 되는 흑역사와, 거듭되는 실패 앞에서 혼자 덩그러니 서 있는 듯한 그 느낌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그 누구보다 약하고 유리같은 마음을 가지고도, 끊임없이 나를 다그치고 깨졌다 붙였다를 반복하며 살아왔다. 그렇게 열심히 살다 보니, 삶의 허무감이 무섭게 밀려와 그 어느 행위에도 재미를 느낄 수가 없었던 적도 있었다.


요즘 내가 주로 만나는 사람들은 그 누구보다 삶을 열심히 살아가는 분들이다. 충분히 지금도 훌륭하시고, 능력이 있으심에도 한 단계 더 나아가기 위해 끊임없이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쉽지 않은 상황들을 이겨내시며 살아가고 계신다. 내가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이 민망해질 정도로 더욱 난이도 높은 일들을 해 나가시는 것들을 보며 나도 더 강하게, 열심히 헤쳐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모든 일들이 내 마음에 맞지 않고 쉽지 않다는 말을 매일 하면서도 계속 해나갈 수 있는 것은 이런 삶이 가진 매력 때문인가 보다. 오늘 잠시 조만간 해 나가야 할 일들을 보며 눈앞이 캄캄해졌지만, 그래도 잘 해나갈 수 있겠지? 

매거진의 이전글 6번째 퇴사, 7번째 이직 불안과 나에 대한 단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