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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낮잠 Sep 13. 2022

6번째 퇴사, 7번째 이직 불안과 나에 대한 단상

음악일기, BTS의 MAP OF THE SOUL : PERSONA

햇수로 일한지 12년차가 되는 2022년, 6번째 퇴사와 7번째 이직을 했다. 

내가 일하는 IT업계에서는 이직은 자연스러운 일이라, 지나치게 많이 했다고 보는 정도는 아니지만 적다고 하기도 어려운 횟수다. 확실한 것은 갈수록 신중해지고 더욱 큰 용기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이제는 회사를 결정하고 갈 때에는 명확한 목표가 생겼고 그 목표를 바라보는 주기도 길어졌다.


이번 이직은 급격한 건강 악화로 인해 많은 고민을 하고 결정했다. 나의 상태를 지나치게 고민하다보니 이대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기간이 너무나 길어질 것 같아 큰 용기를 내고 결심한 일이다. 

요즘은 생애 처음으로 러닝도 꾸준히 하고, 물도 많이 마시고 상담도 받으면서 몸과 마음의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이렇게 조금씩 나아져갈 때 즈음, 몸은 귀신같이 변화를 알아차렸다.

9월에 맞춰 리추얼을 포함한 이런 저런 계획을 세웠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집에 오면 배터리가 방전된 듯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리추얼 멤버분들의 플레이리스트와 다정한 답글이 알람이 울린다. 눈만 껌뻑이고 손을 움직일 수 없어 괴롭다. 


무슨일을 해도 잘 해야겠다는 큰 부담을 가지고 살아온 나는 첫 시작이 언제나 유난스럽고 고통스럽다. 

불안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도 알지만 오랜 기간 노력에도 불구하고 성향이라는 것이 쉽게 바뀌지 않았다. 겉으로는 티가 나지 않았지만, 내 몸의 배터리는 그 어느때보도 빨리 소진되고 있다. 


그 어느 누구도 강요하지 않은 일. 대범하지도 않은 성격에 나는 왜 평범한 일상을 두려워하고 가만히 있지 못하는가. 아무도 말릴 수 없다는걸 나도 내 주변사람도 이제는 너무나 잘 안다.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은 이제 나를 말리는 대신 '다들 널 좋아해줄거야' 라는 다정한 말로 나를 격려해준다. 내가 어떻게 해야 안심을 하는지 알고 저런 말을 해주는 것이 참 고맙다. 


다시 이전의 익숙함으로 되돌려 줄테니 돌아갈 것인가 묻는다면 고민하지 않고 아니라고 대답할 것이다. 아직은 그만하고 싶지 않다는 것. 언제나 그랬듯 지금 느끼는 괴로움이 무색하게 시간이 많은 부분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니 스스로 나에게 조금만 더 힘을 실어주자. 여전히 나는 내 모습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비수용의 상태로 살고 있지만, 아주 느릿느릿 수용의 길로 걸어가는 중이다.


내가 되고 싶은 저 먼발치의 멋있는 나 - 그리고 아쉽지만 받아들어야 할 현재의 내가 언젠간 만나 타협하는 지점이 오길 바란다. 그래도 이왕이면 좀 더 멋있는 쪽의 비중이 더 컸으면 한다.


#음악일기 BTS MAP OF THE SOUL : PERSONA
https://youtu.be/M9Uy0opVF3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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