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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느Yonu Apr 22. 2024

여행은 언제나 좌충우돌3-동남아 여행계획 시 참고하셔요

사건 1. 나의 집착

이번 여행은 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캄보디아(씨엠립)-베트남(하노이) 3국을 거쳐 한국으로 들어오는 코스다. 애초에 짜여진 여행상품에는 관심이 없고 혼자 이렇게 저렇게 계획을 세웠다. 


말레이시아에 입국하려면 인터넷으로 먼저 입국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입국 3일 전부터 입국 당일까지 작성할 수 있는데(실제로 코타키나발루 여행 때 공항에서 입국신고서를 작성하는 분들도 봤다) 24일 출국인 나는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22일 자정이면 24일 입국신고서 작성이 가능할 줄 알았다. 

말레이시아와 한국의 시차가 1시간이기 때문에 한국 시각 자정을 넘어 새벽 1시까지 잠 안 자고 버티며 말레이시아의 자정이 오길 기다렸다. 그리고 호기롭게 입국신고서를 제출하러 공식 사이트에 들어간 순간! 24일 입국신고서 작성은 불가능했다. 괜히 "열리겠지, 열리겠지"하며 몇 시간을 더 버티다가 지쳐 잠에 들었는데 자면서도 '입국신고서... 입국신고서...' 하며 좀비같이 꿈을 꾸다 또 깨서 입국신고서 작성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결과는? 응~ 당연히 24일 안 열렸어요. 

결국 아침 7시에 백기투항하고 9시에 "입국신고서!"하고 깨서 입국신고서를 작성했다. 그게 뭐 대단한 일이라고... 나의 집착으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체력이 굉장히 많이 소진됐다.


사건 2. 캄보디아와 달러 

캄보디아는 자국 화폐인 리엘보다 미국 달러를 더 많이 사용한다. 그런데 문제는 나는 달러로 냈는데 거스름돈은 리엘로 주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이다. 리엘은 한국에서도 환전이 안된다. 오죽하면 많은 블로거 분들이 리엘은 캄보디아에서만 쓸 수 있는 돈이니 간 김에 다 소진하거나 남은 리엘은 기념품(?)으로 챙기기라고 하시기까지... 


환율도 완전 박살이라 1달러=4000리엘이란다. 그래서 리엘로 거스름돈 잘못 받았다간 지갑에 다 넣고 다니지도 못한다고. 아무래도 작은 단위의 달러가 필요할 것 같아서 은행에 가 1달러와 5달러를 환전해 왔는데 지난주에 아무것도 모르고 20달러 지폐를 거의 6~7장이나 은행에서 받아와 버린 나를 한 대 쥐어박고 싶었다. 사실 이것도 양반이지 은행 가기 귀찮아서 집에 있는 100달러 지폐 그대로 들고 갈 생각도 했었다. 정말 큰일 날 뻔했다.

게다가 얇은 지갑을 사용하기에 1달러 10장만 지갑에 넣어봐도 지갑은 이미 터질 것 같았다. 아직 여행도 안 갔는데 나는 혼자 리엘화 vs달러화 방어를 어떻게 해야 하나 깊은 고민에 빠졌었다. 가뜩이나 산수도 약한데 거스름돈을 리엘로 부족하게 받았다는 후기도 있어 긴장감은 더욱 고조됐다. 그래서 결론은 배 째라다. 거스름돈은 무조건 달러로 달라고 버티거나, 달러로 똑 떨어지게 계산을 하거나, 아니면 아예 현지에서 최대한 소비를 줄이는 게 아니라 안 하거나 할 작정이다. 달러와 리엘의 후기는 여행에 다녀와서 반드시 양질의 정보를 담아 적겠다. 


사건 3. 비엣젯항공의 정체는 최악의 항공사였어?? 

비엣젯항공이 어떤 항공사인줄도 모르고 시간대가 맞고 저렴해서 씨엠립-베트남, 베트남-인천 노선 티켓을 구입했는데 후기가 무시무시하다. 연착 후기는 물론이고 물도 사 먹어야 된다고. 일단 기내가 매우 좁다는 문제는 그냥 좌석을 업그레이드해버림으로써 방어했다. 특히 베트남-인천은 밤비행기에 4시간 15분이라 비상구 좌석 질렀다. 물은 공항에서 사서 탑승하기로 했다. 

아예 취소하고 다른 표를 살까도 했지만 가격은 둘째치고 그래도 먼 길 갔는데 시간대가 영... 좋은 시간대는 이미 다른 분들이 다 표를 사셔서 남은 건 비엣젯항공뿐인가 보다.

게다가 보통 인천에서 비엣젯항공을 타는 분들의 후기가 주라서 나처럼 캄보디아나 베트남 출발 수속에 대한 정보는 찾기도 힘들었다. 젊을 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데... 음 난 젊지 않다. 그나마 코타키나발루 출발 진에어는 온라인 체크인도 안 됐는데 다행히 비엣젯항공은 캄보디아, 베트남 출발 온라인 체크인이 가능한 모양이다. 근데 온라인 체크인이 안 되는 노선도 분명히 존재하는 듯하다. 



비트젯항공의 온라인 체크인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정보는 아래 웹사이트에서 확인해 주세요...

 

사건 4. 캄보디아 숙소 연락두절 

씨엠립 공항과 시내는 꽤 장거리(거의 1시간)인데 하필이면 공항버스 시간이 내 비행기 도착 시간과 맞지를 않았다. 마침 캄보디아 숙소에서 공항 픽업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해 이미 지난주에 이에 대한 문의 메일을 보냈었다. 결과는? 안읽씹. 우여곡절 끝에 숙소 구글플러스인가 뭔가를 이용해 연락이 닿았고 숙소에서 공항 픽업을 해주기로 했다. 물론 좋은 호텔은 아니어서 픽업 비용은 별도. 약간 황당하면서도 웃겼던 건 픽업 차량에 3가지 선택지가 있었는데 그중 하나로 무려 '툭툭'이 있었다. 

이미지 출처=클룩

툭툭이 제일 싸지만 1시간을 툭툭 타고 달리면 내 엉덩이는 부서지고 매연으로 기관지가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서 자동차로 부탁했다. 


사건 5. 쿠알라룸푸르 숙소의 통수

캄보디아 숙소 연락두절 사태를 겪고 나자 우연히 읽었던 쿠알라룸푸르 숙소의 안 좋은 후기들이 마구 떠오르기 시작했다. 오버부킹으로 당일에 예약이 취소됐다거나, 방을 잘못 배정받았다거나, 도착했는데 한참을 기다렸다거나 했다는 후기들. 

혹시나 해서 숙소에 부킹 넘버까지 주며 연락을 했는데 반응은 "엥? 너 예약했어? 나는 이런 넘버 모르겠는되욥" 이거 때문에 숙소를 예약했던 여행 플랫폼에 문의하고 숙소에서 요구하는 PDF 자료 급하게 다운로드하여 보내고 난리도 아니었다. 심지어 나는 당장 24일 체크인을 해야 되는데 저쪽은 하세월 답장도 엄청나게 느렸다. 그리고 가장 허탈했던 점은 내가 애초에 보냈던 부킹 넘버가 정확했었다는 것이다. 당신들... 대체 일을 어떻게 하는 거야... 해당 숙소는 한국인들도 많이 이용하는 숙소던데 아래 짤로 내 심정을 대신한다. 




여행은 즐겁지만 어렵다. 공항은 늘 정신없고 나 같은 길치는 공항에서도 길을 잃는다. 그런데 이번엔 숙소도, 돈도, 기분도 모두 잃을 뻔했다. 문득 유럽 여행이 떠올랐다. 그때도 많은 나라를 돌아다녔지만 거긴 '유로존'이었다. 이번 여행은 각 국가마다 링깃, 달러+리엘, 동 화폐 단위가 다르다. 링깃과 달러는 그나마 '한화 얼마'라는 개념이 있지만 리엘이랑 동은 아직도 뭐가 뭔지 모르겠다. 그리고 한국이 화폐 단위가 커서 (10,000원, 50,000원 등) 외국인들이 헷갈린다는데 리엘이랑 동 앞에선 애교 수준이다. 


이번 여행은 순전히 앙코르와트가 보고 싶어서 떠난다. 마침 씨엠립 직항 항공편도 없길래 가는 김에 동남아 3국을 유랑해 볼 참이다. 내가 선택한 여행길, 어쩌면 고생길. 고생도 추억이 되는 여행이 될 수 있기를...




슬쩍 유럽 여행기도 던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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