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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목 Sep 06. 2022

27세의 비망록

오늘 외근 다녀오는 길에 찍은 사진. 문정희 시인을  좋아했는데아무튼  사진을 찍은 이유는 흘려보내는 시간이 너무 아 아쉽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나는 의외로 무감각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줄곧 해왔다. 동시에 삶의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 감각과 무감각의 사이는 삶의 궤적을 쫓는 미묘한 열정이라고 생각했다. 이게 무슨 이상한 소리냐면, 일상의  순간을 일상으로 넘기느냐, 이상으로 생각하고 하루하루에 반영하는가의 차이 같은 느낌. 그러니까 세심한 사람이 결국 하루를 깊게 보낸다는 뜻이다.


무딘 나는 어떤 일도  까먹고  흘려보낸다. 삶은 결국 이런 순간들이 모여 만드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생각이 드니 문득 내가 흘려보내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기록하고 추억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세심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내가 아직 삶의 초짜라서 이런 순수한 마음을 가질  있는 거일 지도 모른다. 그래도 달리 말하면, 이런 마음을 간직한다면 초짜처럼 순수하게 평생을 살아갈  있는  아닌가. 순수함이 만능의 단어는 아니지만 나는 종종 생각한다. 결국 세상을 움직이고, 나를 나일  있게 만드는 요소는 순수함이라고. 그래서 나는  마음을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다. 특히 요즘같이 삶이 충만한 시기에는 더욱.


영원은 어렵겠지만 삶이 허락하는 한 초짜같이 무지하게 행복을 즐기면서 살고 싶다. 하늘에게 빌어본 기억은 까마득하지만… 요즘 나의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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