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문제이상 6시간 오버타임이었지만 합격했습니다.
** 미국간호사 면허 합격을 확인하고, 수강했던 강의 업체에서 몇 가지 혜택(이민 설명회 참석 등)을 조건으로 후기 요청이 있어 글을 올렸습니다. 병원을 퇴사하고 생채기가 아직 아물지 않았던 때라 작은 성취에 다소 감격에 찬 후기이기도 하나, 공감과 도움이 되었다는 수험생들의 댓글에 힘입어서 지금의 시각에서 첨언을 더 해 업로드했습니다. 참고로 의학용어에 대한 설명과 맞춤법 수정 부분을 제외하고는 수정하지 않았음을 언급합니다.**
이렇게 합격후기를 남기게 되어 영광입니다. 물론 시험을 상위권으로 합격해서 75문제로 끝냈다면 좋겠지만 저처럼 고생고생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pass 한 사례가 더 위로가 될 것 같아서 글을 써보아요. 저에게 이화엔클렉스는 대학교 때부터 친숙했는데요. 학생 때는 NCLEX 과목이 있었고, ***선생님께서 설명회를 오신 적도 있어서 별다른 고민 없이 선택했습니다. 공부를 하다 보니 재밌더라고요. 그러다가 전과를 하고 병원일로 치이다 보니 MS1,2(성인간호학 1, 2)만 듣고 시험공부를 준비할 정도는 못했어요. 근데 강의가 임상과 되게 밀접해서 강의 듣고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실무일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퇴사를 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면허 준비를 하기로 계획했습니다. 때마침 긴 서류과정도 완료되어 있어서 다시 정규사이버 과정을 재등록했습니다.
한국간호사국가시험처럼 과목별로 치는 것이 아니라 랜덤형식으로 응시생의 답안에 따라 다음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 기본적으로 75문제 안에서 응시생을 판단하는데, 문제를 잘 맞혀 개념에 대한 이해력을 확인하면, 컴퓨터 프로그램이 해당 영역을 더 이상 물어보지 않는다. 문제를 잘 풀거나, 혹은 오답이 많아 컴퓨터가 응시생의 수준이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75문제에서 끝이 난다. 그러나 실력을 가늠하기 애매하다고 생각되면 컴퓨터가 최대 6시간 동안 문제를 계속 내준다. 예를 들면 같은 영역에서 처음에는 틀리고, 다음번에는 맞추어서 애매하다고 컴퓨터가 인지하면 심화문제를 출제해서 집요하게 지식수준을 확인한다.
10월 20일부터 start 해서 2월 4일에 쳤으니 2월 3일까지 공부기간으로 본다면 만 3 개월 15일이 걸렸습니다(실제수강 후기에는 4개월 1일로 잘 못 기입함). 저는 그동안 모아둔 돈으로 오로지 공부만 했기 때문에 정규과정을 빨리 들었습니다. 과목별로 수강을 마스터해나갔습니다. 특히 가장 까다롭지만 중요한 MS1, MS2(성인간호학 1, 2) 순서로 강의를 들었습니다. 당시 저는 SICU(외계중환자실)에 근무한 경력이 있어서 리마인드 하는데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단순히 면허 pass를 뛰어넘어 저만의 간호노트를 만들겠다는 각오로 선생님들께서 말씀 하시는 세밀한 원리 하나하나 받아 적어 깨끗하게 노트를 만들었습니다. 되게 공도 많이 들였고, 시간도 많이 걸린 건 사실이지만, 이렇게 질 좋은 강의를 단순히 면허패스용으로 끝내기에서 아쉬웠거든요. 이건 제가 평생 가져갈 보물입니다.ㅋㅋ 그리고 OB(여성간호학)와 PED(아동간호학)를 각각 들을 때는 PSY(정신건강간호학) 강의를 1-1강씩 깔아서 진도를 빼니 1달 안에 3과목을 뗄 수 있었습니다. OB와 PED도 노트정리를 하고 싶었으나 너무 힘들어서 못했고, PSY 강의는 양도 적고, 상당히 힐링이 되어서 pass 후에 다시 공부차원을 뛰어넘어 다시 듣고 싶어 필기하면서 완강을 찍었습니다.
미국에서의 임상경력이 풍부한 강사진의 말 토씨 하나하나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나중에 미국에서 간호사 하면 실제로 써먹을 거라고 상상하고 영어로 말할 수 있도록 복습했다. 그때 정리했던 노트는 아직도 보관해두고 있고, 업무시 필요할 때마다 들여다보곤 한다. 간호사 면허로 밥 먹고 사는 한 계속 사용할 거라 확신한다.
그리고 기출강의를 신청해서 들으면서 시험모드로 바꾸는데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아는 것과 시험 잘 치는 것은 다르니까요. 근데 저는 너무 강의에 의존하기도 했고, 문제풀이는 열심히 하지 않아 6시간 넘게 문제를 풀었습니다. 75번이 지나면 끝날 것 같은데 자꾸 컴퓨터가 문제를 내줘서 미치는 줄 알았어요. 중간에 쉬는 시간을 가질 수 있지만 너무 화가 나서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물 한 모금은커녕 쉬는 시간도 없이 문제를 풀었습니다. 지금생각해도 제가 신기해요. 마지막 문제는 채 풀지도 못한 채 6시간 오버로 컴퓨터가 꺼졌어요. 끝나고 보니 시험장은 저 혼자 뿐이었고, (너무 화가 나서 마지막 문제가 몇 번인지 기억도 안 나네요.) 망했다는 생각으로 친구를 만나러 갔습니다. 점심때쯤 끝나서 오사카 여행하기로 약속했는데 뜻대로 되지 많아 상당히 우울했습니다. 가을겨울을 바친 시험이라서 다시는 하고 싶지 않았지만 시험을 며칠 앞두고 마음이 싱숭생숭했고, 문제풀이에 박차를 가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며 여행을 하면서도, 심지어 유니버설스튜디오에서 놀이기구를 타면서도 떨어졌다고 스스로를 인정하고 다시 공부계획을 머릿속으로 세웠습니다. 그리고 다음시험은 여행계획 없이 조용히 시험만 치고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혹독했던 사회생활을 잠시 멈추고 공부했던 시간이 정말 꿀맛 같았다. 어른들이 공부할 때가 좋다는 잔소리를 이때서야 깨달았다. 퇴사하고 몸과 마음을 정돈한 후에 공부에 취해있었는데, 개념강의는 강의 당 3시간 러닝타임이고, 수강 내용을 노트에 정리하면서 시간은 꽤 걸렸지만 지루하지 않았다. 그러나 초반에 너무 몰입하고 힘을 소진한 나머지, 시험 한 달 남기고 실제 시험모드로 바꾸는 데 있어서 집중력이 떨어져 문제풀이를 많이 하지 않은 채 시험을 쳤다. 엉덩이 한번 떼지 않고 기 지재 조차도 켜지 않은 채로 버텼는데, 컴퓨터가 자동으로 꺼지고 시간은 이미 오후 3시를 넘겼다. 각 모니터 앞에 않아있던 타 분야 응시생들은 온 데 간데 없이 나는 외롭게 혼자 있었다. (시험장은 1:1 컴퓨터 시험이라 수험자들이 응시하는 시험이 다를 수 있다. 전문기술자격 중, 언어, 간호.. 등등) 결정적으로 나의 합격 비결은 엉덩이 싸움에서 당락이 좌우되었다고 생각한다. 비록 문제풀이 연습을 많이 못했지만, 개념강의 들을 때 종일 독서실에 앉아서 공부한 덕에 탈락은 겨우 면했다.
한국에 돌아와서 quick result로 확인했는데 꺅!!!!!!!!!!!!!! PASS~ 지옥과 천국을 맛본 기분이에요. 부모님께도 떨어진 것 같다고 기대 말라고 했었거든요. 딱 되니 두배로 기분이 좋았어요. 한동안은 매일 접속해서 pass 확인을 꼬박꼬박 했어요. 꿈만 같았거든요. NCLEX 가 눈앞의 현실이 되자 그간의 시간을 다 보상받는 기분입니다. 그리고 약 4개월간의 시간이 저한테는 치유의 시간이었어요.
MS1,2 수강은 SICU에서 일하면서 익힌 것들은 바로잡고 또 퇴사 후 임상을 잊지 않을 수 있도록 멋진 강의였어요.
OB는 여성으로서 또 엄마가 되기 위해 꼭 들어야 할 실제적 강의였고요 진짜 OB 강의는 전국 대학교 교양필수강의로 퍼뜨려야 합니다.!!!
PED는 재밌는 유전질환, 까다로운 Precaution, 등을 한큐에 정리할 수 있었고요.
PSY는.... 정말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첫 강의 들을 때 펑펑 울면서 필기한 게 아직도 떠올라요. *** 선생님의 한마디한마디에 서러운 신규시절을 악으로 버티느라 마음고생했던 게 막 분출되더라고요. 요즘에는 PSY 힐링용으로 다시 듣는데 지금은 즐겁게 듣고 있습니다.
불합격이라고 이미 판단했던 나는 매도 먼저 맞는 게 좋겠다 싶어서 일본에서 시험을 치르고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오자마자 확인 가능한 날짜가 되는 날에 결과를 봤다.(당시만 해도 한국에는 시험센터를 허가하지 않아서 외국에서 시험을 쳐야 했는데, 가장 가까운 오사카 시험장을 선택했었다.)
아마 4개월간 공부는 결코 쉽지는 않았지만 행복했었고, 간호사로서의 프로의식을 다시 세우는데 중요한 시간이었습니다. 한때는 신규시절 악에 받쳐서 , 너무 외로운 마음에 마음 붙일 데가 없어서 시작한 공부였어요. 저를 괴롭히는 저 선임보다는 더 잘되어야지 하는 마음에 시작한 NCLEX. 치열하지만 반짝이는 시간이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 더 공부를 많이 해서 환자들에게 더 도움이 되는 간호사가 되지 못했다는 게 미안하네요. 반성하게 돼요. 한때는 제가 전생에 죽을죄가 너무 많아서 벌 받아서 이 일을 한다고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일 자체의 고통보다는 아무리 생각해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비합리적인 분위기 때문에 그렇게 라도 생각하지 않으면 도저히 안될 것 같았거든요. 근데 지금 돌이켜보면 어릴 때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온 제가 더 나누어 주라고 이 일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이번 공부를 통해서 제가 하는 일에 대해 더 많은 긍지를 가지게 되었고, 또 쉬면서 늘어지지 않게 준비를 하면서 힐링을 많이 받았어요. 감사합니다.
지금 보면 다소 과한 감격이라고도 생각 들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선택한 것에 최선을 다하고 온전히 즐겼던 모습이 보인다. 대학병원 간호사 시절은 트라우마로 남아 컨디션이 나쁘면 2년 전까지만 해도 병원 악몽을 꿨다. 특히나 지독하게 괴롭혔던 선배들이 많았던 정형외과병동근무 때는 유난히 심했다. 어느 정도였냐면 나 다음으로 입사한 후배들 2명이 줄줄이 사직할 정도였다. 시간이 약이 되기에는 아직 너무 짧았던 시점이라서 정형외과 간호 파트 공부할 때는 필기하면서도 그때가 생각나서 펑펑 울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채찍질하는 자극제가 되었는데, 공부하다 졸리거나 지치면, 떠나온 곳을 떠올리면서 허리를 곧추세워 다시 집중했다.
놀라운 점은 내 합격수기에 진심으로 공감했던 간호사들이 많았던 것이다.
(참고로 학습 Tip은 글의 성격과 맞지 않아서 여기에 굳이 올리지 않았습니다. 혹시나 필요하신 간호사 선생님이 계신다면 댓글 남겨주세요.)
박다*2017-02-21
글 하나하나 공감되는 부분이 많네요 저도 엔클렉스 공부하면서 질 좋은 강의에 감탄하고 부족한 지식을 쌓아가는 재미로 들었어요.. PSY 들으면서 위로받았던 것, 긴 시간 투자하면서 막판에 지치고 시험 보고 나서도 떨어진 줄 알고 조마조마했던 것도 다~ㅋㅋ 너무 수고 많으셨고 앞으로도 파이팅이에요 선생님
정보*2017-02-22
긴 시간에도 포기하지 않고 문제 풀어서 합격하신 것 같아요ㅠㅠ 정말 대단하세요 선생님! 합격 정말 축하드리고요~ 저도 포기하지 말고 공부 열심히 해야겠어요!
강지*2017-02-23
너무 고생하셨습니다. 축하드려요!!
김아*2017-02-23
200문항 이상 푸시면 정말이지 울어버릴 것 같아요.. 고생 많으셨을 것 같고ㅠㅠ 그래도 좋은 소식 가져와서 다행이에요~!! 합격 축하드립니다!
남우*2017-02-23
처음부터 끝까지 글 다 읽은 합격후기 처음이에요... ㅎㅎ 고생 많으셨어요!! 합격축하드려요!
안소*2017-03-01
저도 정말 전생에 지은 죄가 많아서 이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선생님 합격후기 읽으니깐 막 덩달아 치유받은 느낌이에요ㅠㅠ 합격 정말 축하드려요 ♡
정지*2017-03-07
공부방법 많이 배우고 가요!! 합격 축하드려요~~^^
권무*2017-03-10
엄청 즐겁게 공부하신 것 같아요^^ 합격 축하드립니다~!
최은*2017-04-27
저도 제가 지은 죄가 많아 이 직업으로 벌 받고 있다고 항상 생각했었는데 저만 그런 생각을 한 게 아니었네요..! 위로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부러워요.. 합격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박선*2017-10-27
합격후기지만 합격뿐만 아닌 다른 인생조언들까지 담겨있는 보석 같은 후기였다고 생각합니다! 너무너무 감동받고 가요! 축하드려요!
김주*2017-12-13
합격후기가 상세하네요~~ 도움 많이 받았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방새*2017-12-27
선생님 합격축하드려요^^ 용기 받고 갑니다^^
주나*2018-06-08
축하드립니다 선생님!! 저도 공부하면서 일에 대해 자부심을 갖게 되었는데요 이 시험을 마칠 때쯤이면 선생님처럼 멋진 간호사로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후기 감사합니다!!
강혜*2020-01-18
축하드려요
이 시험을 바탕으로 그 해 두바이 간호사 면허 시험에도 합격을 했다. license 가아닌, Eligibility letter라고 되어있는데, 이유는 두바이 간호사 면허시험은 합격한다고 해서 바로 면허증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시험 합격 후 6개월 이내에 병원에 고용된 다음에서야 두바이 간호사로 등록되어 면허가 나온다. 나는 두바이 병원에 고용되지 못했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시험에만 합격했고, 두바이 간호사 면허는 없는 상태이다. 두바이에서 근무하는 대부분의 간호사들은 고용계약을 하고 나서 병원의 지원 하에 현지에 가서 시험을 치른다. 당시에 부족한 경력을 보완하기 위해서 미국간호사시험준비하면서 이미 공부했던 내용을 바탕으로 서울에 위치한 시험장에서 시험을 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