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독후감처럼 여행 이후의 감상을 쓰는 의미로다가 ‘여후감’을 한번 써봐야겠다,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여행할 때 ‘여’자가 한자로 무슨 의미인가 싶어 사전을 찾아보니, ‘나그네 여’자였다. 그걸 알고 나니 의미가 더욱 완성되는 듯 했다. 나그네 생활 그 이후의 감상문. 나에게 포르투갈은 여행이기 보다는 여정이었고, 포르투갈에게 나는 여행객이기보다는 이방인이었다.
나는 포르투갈의 사계절을 기억한다. 철마다 다르게 피는 꽃냄새와 사계절 내내 푸던 하늘 색깔과 한 여름의 찬 바다온도를. 그런 감각들과 기억들은 불쑥, 어쩌다 미세먼지 없이 맑은 날이나 복숭아를 먹을 때 나를 찾아온다. 그렇게 포르투갈을 기억하는 나만의 100가지 방법을 모아본다.
(100가지라고 일단 지르고 보는데 다 채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