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센셜 채널의 첫 음원 발매와 그 의미
https://youtu.be/rgDmqJS1S7I?si=njHCOHvgOvcMniWt
[essential; With Artist] Crush(크러쉬) - By Your Side
크러쉬(Crush) 신곡이 나왔다. 제목은 'By Your Side'. 드라마 '눈물의 여왕' OST '미안해 미워해 사랑해'가 차트 상위권인 와중에 신곡이라니, 열일해주시니 감사. 봄밤 산책길에 듣기 좋았다. 예전 웨스트라이프, 오션 같은 보컬 팀이 생각나는 미디엄 템포 팝곡이다. 슬슬 더워지려고 폼 잡는 봄 날씨에 어울릴 만큼의 부담스럽지 않은 리듬감과 멜로디, 거기에 크러쉬의 목소리가 어우러져 사랑스러운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크러쉬 정규 음반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여서 왜 나온 곡일까 궁금해서 찾아봤다. 벅스의 'essential;(에센셜)'에서 처음 발매한 음원이었다. 벅스가 에센셜로 자체 플레이리스트와 유튜브 영상이라는 콘텐츠를 만든 데 이어 음원까지 발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에센셜은 유튜브 구독자 136만명을 보유한 벅스의 브랜디드 채널이다.
감성적인 썸네일과 그에 어울리는 플레이리스트로 유명하다. 오늘의집 인테리어 샘플 사진의 TV 화면에 띄워놓으면 감각 좀 있어 보이는 그런 느낌적 느낌의 채널.
유튜브는 벅스의 경쟁 상대다. 그러나 벅스는 유튜브를 이용한다. 절대적 위치의 유튜브를 통해 음원 플랫폼으로서 인지도와 전문성을 강화하고 브랜드를 키우는 적대적 공생을 하는 모습이다. 바야흐로 협업의 시대, 규모가 규모를 부르는 시대니까.
에센셜이라는 유튜브 채널로 통해 벅스로 유입을 유도하나 더 확실한 유입이 필요했을 것이다. 스포티파이도 '싱글즈' 프로그램으로 스포티파이 독점 케이팝 음원을 발매한다. 플랫폼만의 오리지널 콘텐츠로 유입 요인을 강화하는 것이다. 더불어 음원 자켓 사진을 활용한 자연스러운 브랜드 홍보 효과는 물론이거니와 음원 수익까지 확보할 수 있다. 벅스는 크러쉬의 신곡을 벅스뿐 아니라 다양한 음원 사이트에 유통했다. 적진에 당당하게 침투.
무엇보다 에센셜 콘텐츠를 다양화함으로써 브랜드를 강화하는 측면이 커 보인다.
소비자 관점에서 바라보면, 에센셜이 음원 큐레이션만 하는 게 아니라 발매까지 하니 브랜드의 전문성과 색채가 더 뚜렷해 보인다. 음원 큐레이션을 넘어 신곡을 부르는 가수와 곡까지 '에센셜스럽게' 잘 선택해 더 그렇게 보인다. 크러쉬의 목소리, 곡의 분위기가 에센셜과 잘 어울린다. 다음 주자 폴 블랑코도 그럴 것으로 기대된다. 계절감으로도 딱이다.
에센셜이란 브랜드 강화는 기존의 기업과 협업해 진행하는 광고 콘텐츠와 에센셜 콘텐츠 자체 유통력 강화하는 데 의미가 있다. 유통의 경우 이미 에센셜은 인포테인먼트 자동차에 탑재돼 있고, TV의 미래라는 FAST 채널에도 들어가 있다. 하나의 라디오 채널이며 TV 채널인 셈이다. 무궁무진한 플레이리스트 콘텐츠가 이를 가능케 한다. 음원이 쌓이면 NHN계열로 공연기획사도 있으니 에센셜 콘서트도 해봄직하다. (좋겠다!!!!!)
이 글을 쓴 계기는 그냥 노래가 좋아서다. 크러쉬 신곡 좋다. 에센셜 신곡 좋다.
노래 좋네, 로 시작해 곡소개 정보를 보다가 이렇게 글까지 써버렸다. 쓰고 보니 배아프다. 라디오PD로서 플레이리스트 콘텐츠 활용 못했기에 더 그렇다. 그날 그날에 따라, 사람들의 기분을 살피며 좋은 노래를 선곡하려 애썼는데 남는 건 요즘 시대에 무용한 홈페이지 선곡표다. 스포티파이가 정교한 명령어를 구현하는 AI 플레이리스트 기능을 제공한다는 소식까지 듣는 요즘, 지금까지 해왔던 일은 무엇이었으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일을 해야 할지 더 고민이 든다. 하.. 그 와중에 노래는 진짜 좋네.